기상 후 등교, 수업, 하교까지 우선 과제는 방역
수업, 쉬는 시간, 급식 시간에도 방역 지침 준수
대구시교육청 조사서 학생들은 등교에 긍정적
2학기 개학 대비 방역 인원 지원 등 대책 강화
일상이 크게 달라졌다. 한여름인데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이미 2년째 맞는 풍경이다. 이젠 그런 모습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낯설었을 상황들이 익숙하다. 코로나19 확산 탓이다. 하기사 도쿄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조차 경기를 치를 때 외엔 마스크를 써야 했던 판국이니 불편하다고, 못 견디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좀 그렇다.
최근 코로나19가 4차 유행 흐름을 탔단다. 확산세가 좀처럼 숙지지 않은 형국이다. 2학기 개학과 더불어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학교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라지만 마음을 놓긴 어렵다. 학교생활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생들은 등교수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2학기 때 강화되는 방역 지침은 무엇인지 등 코로나19 사태 속 등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아봤다.
◆초등학생 홍길동 군의 하루 '학교생활'은

2021년 상반기 어느 목요일 오전 7시. 홍길동(가명) 군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를 집어든다.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앱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감기 기운이 있거나 기침, 고열 등 증상이 있으면 학교가 가지 못하고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오전 8시 25분. 대구 한 초등학교의 3, 4학년이 등교할 때다. 홍 군은 이 학교 4학년이라 이 시간에 맞춰 등교한다. 5, 6학년과 1, 2학년의 등교 시간도 모두 다르다. 교문에 들어서면 손을 소독하고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 줄을 선다.
"아쉬운 건 친구들을 만나도 가까이 갈 수 없다는 거죠. 손을 잡을 수도 없어요. 그래도 우린 만족해요. 이렇게라도 학교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으니까. 마스크 위로 빼꼼히 보이는 눈웃음을 보면 그 친구의 기분을 알 수 있어요. 날 보는 게 얼마나 반가운지…."

8시 40분.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책상 주변과 책상 가림막을 소독 티슈로 닦는다. 책상을 붙여 옆에 앉는 짝은 없다. 거리두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쉬는 시간은 두 번뿐이다. 몇 개의 수업을 합쳐 한꺼번에 진행한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하고 손을 잡으며 노는 모습은 사라졌다.
학교에선 늘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발표 수업을 하기 쉽지 않다. 리코더와 같이 마스크를 벗고 연주해야 하는 수업도 진행하기 어렵다. 집에서 리코더를 연주, 영상을 찍어오는 걸로 대체해야 한다. 체육 수업, 과학 실험도 예전처럼 활발하게 하지 못한다.
화장실은 학년별로 정해진 화장실에 혼자 가는 게 원칙이다. 한 층에 화장실이 2개인데 홍 군의 반은 동쪽에 있는 화장실만 사용한다. 화장실 안에서도 지정된 칸만 쓴다. 화장실은 주로 수업시간에 간다. 홍 군의 반 학생들이 화장실을 다녀오고 10분 뒤 다음 반이 화장실을 쓴다. 쉬는 시간엔 용변이 급한 친구들만 화장실을 사용한다.

오후 12시 20분. 신나는 급식 시간이다. 급식실에 가기 전 체온부터 잰다. 간격을 두고 한 줄로 서서 정해진 길을 따라 걷는다. 급식실 식탁엔 가림막이 생겼다. 모두 정해진 자리에 앉아야 한다. 말을 해서도 안된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간이다. 식사 후 반 친구들은 함께 교실로 이동한다.
오후 1시. 점심을 먹은 뒤 잠시 쉴 수 있다. 손을 소독한 뒤 보드게임을 하거나 줄넘기를 한다. 1, 2학년 후배들은 정문과 후문으로 나눠 선생님이 지도하시는 대로 이미 하교했다. 다른 날 같으면 4학년도 12시 20분에 집에 갔을 것이다. 오늘은 목요일이라 1시 50분까지 수업을 받는다.
◆등교가 좋다는 아이들, 학교 방역도 더 강화
일상 풍경이 낯설다. 언제, 어디를 가나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게 우선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여파다. 학교생활도 마찬가지.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타깝고도 서글플 때가 있다. 그래도 현실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등교하는 게 좋다는 아이들을 위해 교육당국은 방역 작업을 더 강화한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2021 대구 초·중·고교생 학교생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을 통해 대구 학생 1만5천633명을 대상으로 지난 상반기 학교생활에 대한 생각을 묻고, 그 답변을 정리했다. 이 조사를 통해 학생들은 원격수업보다 등교수업에 더 끌린다는 점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올해 상반기 전면 등교 후 가장 좋았던 점으로 '친구를 직접 만날 수 있어서'(42.5%)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체육과 같은 신체활동'(18.1%), '원격수업보다 공부 잘 됨'(12.0%)이었다. 또 수업 이해도, 참여도, 흥미도는 원격수업 때보다 등교수업을 했을 때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이란 말들을 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학생들도 그리 느끼고 있었다. 학생들 중 93.7%는 학교 안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잘 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감염병에 대해 학교가 안전하다는 답변도 93.2%였다.
대구 경동초교 조현아(4학년) 학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교는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깨닫게 됐다. 2학기 때도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 친구들과 학교에서 건강히 공부할 수 있게 건강 수칙도 잘 지킬 것"이라고 했다.

2학기 개학에 앞서 시교육청은 학교 현장 방역에 집중한다. 지난 9일 시작해 20일까지 집중 방역 주간을 운영한다. 학교 방역 시스템을 점검하고 447개교에 급식 방역 전담 도우미 965명을 새로 배치, 식탁 소독 등 급식 관련 방역 작업을 지원한다. 학교당 급식 인원이 1천명 이상이면 3명, 그 이하이면 2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고개를 들면서 방역 지침도 더욱 강화한다. 덴탈 마스크 대신 KF94를 쓰도록 권장하고 휴식 시간마다 교실과 다목적 공간은 환기를 하도록 했다. 폭염과 에어컨 사용 등으로 환기가 어려운 8월엔 강당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학생, 교직원의 동거 가족 중 의심 증상, 확진자 접촉 등으로 검사가 예정돼 있는 사람이 있다면 등교(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방역 도우미와 강사 등 외부 인력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확인한 뒤 채용한다. 이들은 출근 이틀 전 음성 판정을 받아야 활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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