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기車 이어 '전기스쿠터 도시'로…국내 모델 37% 생산

입력 2021-08-09 17:55:12 수정 2021-08-10 15:29:09

업체 '비수도권 최대' 규모로 몰려…전국 PM·부품업체 30% 대구경북 밀집
인증·실측 지원 인프라 속속 조정…市 전기이륜차 7400대 보급 목표
[대구는 전기스쿠터 도시] (1)친환경 제품 선도기업 CNK

대구 기업
대구 기업 'CNK'가 생산하는 '전기스쿠터'. 채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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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전기차'에 이어 '전기스쿠터'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구경북권에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관련 업체가 밀집한 데다 역외 전기스쿠터 제조업체의 대구 이전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 5년간 대구 전기 이륜차 보급대수가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하는 등 대구시 인프라 조성과 관련 산업 육성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환경부 보급대상 차종의 국내 전기스쿠터 제조업체 36곳 중 17%(6곳)가 대구에 있다. 이들 6개 기업은 전체 81개 전기스쿠터 모델 중 37%(30개)를 생산한다. 6개 제조사 중 3개사는 역외 기업이 대구로 이전한 사례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KEM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83개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 등 PM(퍼스널 모빌리티) 완성·부품업체 중 30%인 25곳(대구 15곳, 경북 10곳)이 지역에 있다. 이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다.

전기스쿠터 인증·실측 등 지원 인프라도 속속 조성되고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이 2019년 10월부터 초소형 전기차 환경부 인증시험 대행기관으로 선정돼, 지역 전기이륜차 기업들은 인증시험을 받으러 인천(한국환경공단)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됐다.

앞서 2018년 4월에는 대구 이현검사소가 전기이륜차 실측검사소로 지정됐다. 제조사에서 생산한 전기이륜차는 모두 실측검사를 거쳐 차대번호를 받아야 출고가 가능한데, 이전까지는 지역에 검사소가 없어 기업들이 부산 등 타지에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대구시도 전기스쿠터 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2017년부터 올해 말까지 5년간 전기이륜차 7천400대 보급을 목표로, 지난달 기준 5천729대(77%) 보급을 완료했다. 이 기간 대구시의 전기이륜차 보급 대수는 서울(1만3천400여 대)에 이어 2위다.

대구시 자동차과 관계자는 "전기스쿠터는 지역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앞으로도 전기스쿠터 보급 및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세계 전기스쿠터 시장 규모는 2019년 300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이면 400억달러(약 45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대구 기업 'CNK'가 생산하는 '전기스쿠터'. 채원영 기자

전기스쿠터 전국 보급량은 현재 5만여 대로 내연기관 스쿠터나 전기차에 비해 적다. 여전히 길에서 쉽게 찾아볼 수는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성장 가능성 만큼은 분명하다.

국내외 시장 선점을 목표로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매진하고 있는 대구 전기스쿠터 제조사의 면면을 매일신문이 전달한다.

첫 번째 주자는 '친환경 전기스쿠터 선도기업'을 표방하는 ㈜CNK다.

CNK는 지난해 초 경북 칠곡 본사를 분리해 대구 성서공단으로 이전했다. 대구시의 활발한 정책적 지원에 더해 연구개발·홍보 기능 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CNK는 뒷바퀴가 2개인 양륜 구동방식 전기스쿠터 'DUO'(듀오)와 트리오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2015년 설립 이후 2017년 4분기 듀오 양산을 시작으로 2019년 듀오 알파, 트리오를 비롯해 올해 초 듀오 맥스, 트리오(캐노피 미부착) 등 총 5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CNK 전기스쿠터의 연간 판매대수는 약 2천대 규모로 연 매출액만 50억원을 훌쩍 넘는다. 올해는 1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CNK는 기존 전기스쿠터의 단점으로 꼽히는 약한 등판능력(경사를 오르는 힘)과 에너지 효율을 보완할 수 있는 뒷바퀴 2개 스쿠터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뒷바퀴가 두 개인 양륜 구동 스쿠터는 각각의 바퀴에 모터가 장착돼 뛰어난 힘을 내는 것은 물론, 모터 하나가 고장나도 다른 하나로 이동이 가능해 위급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 두 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여 승차감을 대폭 향상하고, 거친 도로면이나 빗길 주행에도 안전한 장점이 있다.

듀오 시리즈와 트리오 등의 주된 수요는 출퇴근 시 단거리 이동을 원하는 일반 소비자와 배달용 스쿠터 등에서 발생한다. 유지비가 내연기관 스쿠터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한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충전 또한 220V 콘센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가능하고, 배터리를 분리해 충전할 수도 있다. 완충에는 약 3시간 반이 걸리며 70㎞를 주행할 수 있다.

CNK는 여전히 전기차에 비해 전기스쿠터의 인지도가 약하지만, 성장성은 높다고 평가한다.

최세호 이사는 "내연기관 스쿠터에서 전기 스쿠터로의 변화는 필수"라며 "내연기관 스쿠터에 비해 공해와 소음이 훨씬 적기도 하고 가격 또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준까지 내려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전기스쿠터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 이사는 "대구경북에 경쟁력 있는 업체도 많고 인프라도 꽤 발달해 있어 충분히 미래 주력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역 전기스쿠터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최근 CNK는 해외에 전기스쿠터 판매를 준비하며 수출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진행 중이다. 기존 중형에서 소형·대형 전기스쿠터로 크기를 다양화할 계획을 세우며 사업을 차근차근 성장시키고 있다.

이용우 대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기업, 전기스쿠터 시장의 1등 기업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제 시작하는 기업인 만큼 대구경북 시도민의 많은 관심과 구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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