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원 검사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출간

입력 2021-08-10 13:47:05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부장 검사

정명원 검사. 한겨레출판 제공
정명원 검사. 한겨레출판 제공

공소장 너머에 있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정명원(43·사법연수원 35기)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부장 검사는 최근 검사 생활 16년을 담은 첫 번째 책을 냈다.

정 검사는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해 2006년 검사 생활 시작했다. 그는 대구지검, 대구지검 서부지청 등 주로 지역에서 근무한 기간이 길어 동료들 사이에서는 '신라 검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정 검사는 책을 통해 '기소보다 불기소를 잘 하는 검사', '특수부나 공안부를 지향하지 않는 검사'로서 일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 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불기소장을 쓰는 일은 기소장을 쓰는 일만큼 검사에게 중요한 일이긴 해도, 검사로서의 실적을 평가받는 데는 불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검사 10년 차가 되었을 무렵부터 이런 방황과 고뇌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한다. 세상의 외곽, 그늘진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이끼'와 같은 존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비슷한 무렵 정 검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을 맡아 배심원 전원의 유죄 평결을 이끌어 내는 등 다수의 국민참여재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 같은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정 검사는 대검찰청으로부터 국민참여재판 분야 공인전문검사로 인증을 받았다. 함께 일한 선후배 검사들 사이에서 정 검사는 '야무지고 똑똑한 검사', '묵묵히 일하는 가운데 반짝이는 검사'라는 평이 나온다.

한편, '검사 엄마'로서의 일상을 담아낸 대목에서는 평소 자녀들을 살뜰히 보살펴 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논리와 이성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을 가진 엄마', '부당한 것이나 근거 없는 것의 실행을 요구하지 않는 엄마',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벌하지 않는 엄마', '입증되지 않는 추측만으로 사실을 확정하지 않는 엄마' 등 다른 좋은 덕목으로 아이를 바라보기도 한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324쪽, 1만5천원.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한겨레출판 제공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한겨레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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