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공기·소통 최악 도쿄' 올림픽서 확진 선수 "선수 생활 중 가장 쓸모없는 여행"

입력 2021-08-08 18:11:26

네덜란드 여자 스케이트보드 선수 캔디 제이콥스. 인스타그램 캡쳐
네덜란드 여자 스케이트보드 선수 캔디 제이콥스. 인스타그램 캡쳐

2020 도쿄올림픽은 전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벌어져 개최 전부터 온갖 우려를 자아냈다. 감염병 확산으로 올림픽 출전을 위해 도쿄를 찾은 전세계의 선수들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어김없이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를 치르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간 독일 선수가 도쿄올림픽을 혹평해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독일 사이클선수 사이먼 케스케는 8일(현지시간) 영국 자전거 잡지 '사이클링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격리 상황을 회상했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일본에서의 긴 격리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3일 레이스 전날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독일로 출국하기 전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이먼 케스케는
사이먼 케스케는 "이전에도 일본을 찾았고 좋은 기억이 많다"며 "이번 여행이 그 기억마저 바꾸진 않겠지만 그냥 지금은 드디어 빨리 여기를 뜨고 싶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 캡쳐.

그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격리된 호텔 사진을 공개했는데, 창문은 잠겨 있고 하루 세 번 방에서 나갈 수 있어 마치 감옥 같다고 설명했다. 게스케는 "오전 7시가 체온 측정 시간이다. 천장에 달린 스피커가 날 깨운다"고 말했다. 그는 쌀밥, 간장, 삶은 양배추, 삶은 브로콜리 등이 전부인 부실한 식사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독일로 돌아간 그는 "정말 사나운 여행(what a wild trip that was)"이었다고 설명했다.

점심과 똑같은 메뉴를 제공해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밝힌 사이먼 케스크. 인스타그램캡쳐
점심과 똑같은 메뉴를 제공해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밝힌 사이먼 케스크. 인스타그램캡쳐

네덜란드 여자 스케이트보드선수 캔디 제이콥스 역시 지난 7월 21일 일본에 도착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결국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최근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제이콥스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시설로 끌려갔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이콥스는 "격리된 호텔엔 신선한 공기도 부족했고 식단도 불균형했다"며 "선수들을 위한 영양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의료진과 언어 장벽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중 대회로 인해 선수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본인 책임'이라는 서약서를 요구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샀다.

라나 하다드 IO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제네바 온라인 포럼에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가 대회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에도 주최자는 면책된다는 동의서에 서명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다드 COO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증할 수 있는 정부나 보건당국은 없다. 우리 모두가 떠안아야 할 위험"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은 참가자 개인의 책임이라는 뜻을 강조했다.

사이먼 케스케는 격리호텔에선 음식 배달 등 기본적인 서비스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사이먼 케스케는 격리호텔에선 음식 배달 등 기본적인 서비스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그는 동의서 제출이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새로운 조건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뤄졌다"며 다른 주요 대회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외 언론들은 IOC의 서약서 요구가 사실상 강요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최근 6차례의 하계·동계 올림픽 대회 동의서에는 '감염증'이나 '사망' 등의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지카 바이러스 우려가 있었던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이렇지 않았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우여곡절 끝에 개최했던 도쿄올림픽은 8일 오후 폐막을 앞둔 가운데 역대 최고의 우울한 폐막식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 규정은 코로나19 탓에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48시간 이내에 퇴촌해야 한다. 이에 대다수 선수들이 대회 도중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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