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여자 배구팀 주장 김연경 선수가 10년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연일 극적인 드라마를 선사하고 있는 배구지만 그동안 일부 인기 스포츠에 갈려진 비주류 종목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김연경은 터키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인 2011년 12월 4일 SNS를 통해 "나도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부심을 느끼고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박지성, 기성용 등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선발로만 나와도 모든 게 뉴스가 되는데 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선발로 나와 양 팀 최고득점을 해도 한국에서 아는 사람은 팬밖에 없다. 축구와 배구 스포츠의 차이도 있겠지만 너무 관심이 없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어 "물론 축구나 야구처럼 그 정도의 관심을 가져달라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터키 리그에서 열심히 한국을 알리고 열심히 뛰고 있을 때 한국에서는 나한테 무엇을 해주고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내가 바라는 건 조금의 관심이다. 이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고 가끔은 이런 현실이 슬프다"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슬퍼하던 젊은 선수는 10년 후 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를 꺾고 한국팀을 4강에 안착시킨 주역이 됐다. 적국민적인 관심은 물론 세계인들의 시선집중은 덤이었다.
김연경의 활약과 함께 이날 한국은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김연경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홀로 28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독려하고 응원하면서 주장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이제 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여자배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건 1976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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