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음 /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펴냄
소설집 '바비의 분위기',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로 2010년대 우리 문단에 이름을 익히 알린 박민정 작가가 낸 첫 산문집이다.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작가가 대학 시절 쓴, 80년대를 소재로 했던 희곡을 두고 "네가 1980년대를 아냐"고 꾸짖으며 능멸했던 교수의 말에서 왔다. 1985년에 태어나 개인사는 희미한 기억일지언정 나의 산문으로 재의미화되었다는 것이다.
작가가 자백했듯 다분히 '감정적'인 글이 섞였다. 박민정 작가의 팬들이 본다면 '사이다'지만 한 번도 내보인 적 없는 것 같은 정념에 불편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깊은 심심함'을 누리며 읽어 내려가기에 괜찮은 산문집이다. '여성중심주의'라는 카테고리로 가둬 보지 않고, MZ세대의 시선으로 동시대의 삶을 보겠다면 얼른 집어 들어도 좋다.
공교롭게도 최근 '밝은 밤'을 묶어낸 최은영 작가가 '나의 오랜 친구 민정이'라는 발문을 써주며 20년 넘는 인연을 뽐낸다. 최은영 작가는 발문에서 "민정이의 산문은 뜨거운 생각과 감정을 끝까지 응축하고 두드려서 단단하게 만든 커다란 칼 같다"고 했다. 본문 중에 최진영 작가를 소재로 쓴 글('나는 그저 가만히 있어, 담배도 피우지 않고 이렇게')이 있는데 이름이 순간 최은영으로 보였을 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끈끈해 보인다. 240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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