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와 첫 간담회…"경선 버스 다음 달 30일 출발"
윤석열에 입당 시한 공표한 듯…"계파정치 부활" 잇단 견제구
국민의힘 소속 대선주자들이 29일 오후 중앙당사에서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홍준표(대구 수성을),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윤희숙, 황교안, 박진, 하태경, 안상수, 김태호, 장기표 등 11명의 당내 대선 경선 후보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당 지도부는 향후 경선과정에 대한 안내를 위한 자리라고 이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선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배제한 회동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8월 30일 우리 당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해서 즐겁고 시너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버스 출발시간(당내 경선 개시 시점)을 8월말로 못 박은 발언으로 당 주변을 선회하며 당내 인사들을 포섭하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 향해 입당시한을 공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이 대표는 "내년 3월에는 이 멤버가 꼭 다 같이 모여서 우리의 승리를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선의의 경쟁과 후유증 없는 경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당내 주자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화답했다. 다만 당 밖 주자이자 강력한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계파정치가 부활했다" "장외에 계신 분이 당내 인사를 유인해 당을 능멸했다"는 등 '견제구'를 던졌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의 위원장들을 이미 유인해서 (캠프 합류를) 확정해놓고 바로 그날 치맥파티를 해서 국민 앞에서 회담이라고 희희덕거리냐"며 "당과 이 대표를 능멸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태호 국회의원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계파정치' 논란을 거론했다. 그는 계파정치의 부활이 우려된다"며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게 되면 경선 이후 오합지졸이 된다"고 말했다. 당내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윤 전 총장 입당 촉구 성명을 낸 일 등을 겨냥한 언급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당 차원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의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게 "좀 살살합시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 15일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여기 계신 여러 정치 선배와 힘을 합쳐 정권교체 이뤄내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