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올림픽 ‘무관중’ 변수

입력 2021-07-27 05:00:00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스포츠가 지닌 흥행 요소는 다양하다. 축구와 투기 종목 다수는 전투를 연상케 한다. 도박과 오락 성격의 심리적인 게임도 있다. 이런 요소를 재미있게 하는 건 각 종목의 특성을 담은 기록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은 세계신기록이나 올림픽 기록 등 경기력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까. 125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무관중' 대회이기에 관계자들은 관람객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도쿄 대회가 낼 기록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스포츠 학계는 예전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의 몸 상태 즉 생리학에 중점을 뒀다. 이후 관람객의 응원 등이 영향을 미치는 사회학, 심리학 등을 주목했으며 날씨나 소음 등 외부 환경까지 고려한 스포츠 과학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게 이번 대회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인 양궁은 이전 올림픽까지 대회를 앞두고 야구장 등에서 소음 훈련을 했다. 관람객들의 환호 등 외부 환경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한국 양궁은 이번에는 진천선수촌에 도쿄 올림픽 양궁장 '세트'를 만들어 무관중 변수에 대비했다. 포토라인의 위치, 셔터 소리, 장내 아나운서 등 미디어 환경을 똑같이 만들었다고 하니 치밀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덕분에 한국 양궁은 이번에도 변수를 없애고 금메달 행진을 하고 있다.

관람객 응원은 기록 경신과 팀 승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분석되는데, 대표적인 기록 경기인 육상과 수영에서 무관중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주목받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세운 여자 100m와 200m 대회 기록이 이번에 깨어질까. 수영에서 혜성같이 떠오른 황선우의 기록 경신 행진이 메달로 이어질지도 관전 거리다.

육상에서는 선수들이 수만 명의 관람객과 함께 호흡한다. 장대높이뛰기와 멀리뛰기 등 필드 경기에서 선수들은 도움닫기 할 때 박수를 유도, 리듬에 맞춰 달린다. 하지만 도쿄에서 선수들은 환호 대신 정적을 벗 삼게 됐다.

TV 중계는 경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마니아들은 응원 모습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온전히 선수들의 경기력만을 담은 영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됐다고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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