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의원 4명 징계, 국힘-더민주 "네 탓" 공방

입력 2021-07-26 14:46:51 수정 2021-07-26 22:24:25

"당연한 처벌" vs "권한 남용 부당"…편가르기에 시민들 "모두 자숙을"
국민의힘 윤리특위 5명 시의원 "현 사태 책임지고 의장단 사퇴하라"

경산시의회 윤리특위에서 활동했던 국민의힘 소속 박순득 위원장 등 5명의 시의원들이 26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의회 윤리특위에서 활동했던 국민의힘 소속 박순득 위원장 등 5명의 시의원들이 26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북 경산시의회가 의장 선거에서 무기명 비밀 투표 관리에 관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돼 1심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4명의 경산시의원에 대한 징계(매일신문 7월 17일 자 5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서로에게 '네 탓' 공방을 하고 있다.

경산시의회는 지난 16일 제 229회 임시회를 열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 법원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양재영,이경원 시의원은 '출석정지 30일', 300만원 벌금형을 받은 같은 당 배향선 시의원은 '출석정지 20일',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무소속 황동희 시의원은 '출석정지 30일+공개회의에서 사과'의 징계를 의결했다.

같은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더불어민주당 남광락 시의원은 '징계 없음'을 의결했다.

시의회 윤리특위에서 활동했던 국민의힘 소속 5명의 시의원들은 26일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징계 의결은 제8대 시의회의 위상을 실추시킨 것에 대한 당연한 징계"라고 일축했다.

이들 시의원들은 "징계를 받은 민주당 시의원들은 비밀선거 제도의 근간을 흔든 범법행위를 자행해 자숙과 자성을 해야 함에도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을 운운하는 것은 기본상식도 도덕성도 없다"면서 "민주당 시의원들은 반성하고 시민들께 속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시의회 개원 30년 이해 윤리특위가 구성돼 동료의원을 징계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한 것은 모두 의장단 책임이며, 의장단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선거 담합' 등을 양심선언을 한 무소속 황동희 시의원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5명의 시의원 중에서 가장 낮은(벌금 200만원) 형량에도 불구하고 '30일 출석정지+ 공개회의에서 사과' 라는 가장 중한 이중 징계를 받은 것은 "감정에 사로잡힌 말도 안되는 징계"라며 민주당과 일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의 '보복 징계'를 주장했다.

박순득 윤리특위 위원장은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도 두 명은 30일 출석정지를 받은 반면 남광락 시의원은 징계 없음으로 의결된 것에 대해서 "윤리특위에서 사과를 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지만 형평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징계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4명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무죄추정임에도 경산시의회는 1심 판결후 무리한 징계를 하는 등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고, 비상식적인 절차와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경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19일 출석정지 등의 시의회의 징계 의결에 대해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19일 출석정지 등의 시의회의 징계 의결에 대해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이들은 "제명 등의 징계를 회부한 윤리특위의 결정에 대해 후반기 의장단 선거 결정에 승복하지 못한 (국민의힘) 몇몇 의원들의 사적 감정만 내세운 부당한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짓밟아버린 경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고 경산시민과 국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경산시의원들은 의장 선거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소속 정당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네 탓' 공방을 할 것이 아니라 남은 임기동안 자숙하고 반성하면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시의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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