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유죄' 두고…추미애 칭찬하는 野, 원망하는 與

입력 2021-07-22 16:19:58 수정 2021-07-22 21:16:51

당대표 때 '수사 촉구'에 희비
김재원 "당시 특검 받아들여 꿩 대신 바둑이 잡아들였다"
김두관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 대선 포기 국민도 생각할 듯"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대선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유죄 확정 판결로 여당에서는 원망을, 오히려 야당으로부터 칭찬받는 일이 발생했다.

추 후보가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지낼 당시 포털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를 촉구했던 탓이다.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공약 개발단의 검찰개혁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공약 개발단의 검찰개혁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기소하는 데 크게 기여한 분은 당시 민주당 대표셨던 추미애 후보다. 민주당 비난 댓글을 단 범인을 잡겠다고 나서서 친히 검찰에 고발하고, 추후 특검까지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후보의 용단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이번 대선에는 특히 꿩(윤석열) 잡는 매가 되겠다고 했는데, 꿩은 못 잡고 '바둑이' 김경수 지사를 잡고 말았다"며 "이점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고맙다"고 강조했다.

바둑이는 드루킹 일당이 김 전 지사를 지칭했다는 은어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추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자신을 매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꿩에 비유하며 "꿩 잡는 매가 되겠다"고 말한 것을 칭찬을 가장해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서는 오히려 추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여권 대선주자인 김두관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추미애 후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누가 그러더라. (추 후보는)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등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뜨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후보가) 좌충우돌, 통제 불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저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추 후보가 지금이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게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판단은 추미애 후보가 하실 일이지만, 우리 당원이라든지 국민들께서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실상 추 후보에게 김경수 전 지사 구속 확정 판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추 후보는 22일 "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딱 잘라 말했다.

다만, 당 대표 시절 수사를 의뢰했던 것과 관련해선 "가짜뉴스 대책단에서 한 일이었고, 당시 대표가 저라는 것뿐"이라며 "마치 제가 김 전 지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국민의힘의 계략"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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