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정부는 윤석열·최재형이 반정부 선봉에 선 까닭을 보라

입력 2021-07-16 05:00:00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17일 만에 대선 주자로 제1야당에 입당한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장 임기 중 사퇴하고 곧바로 정치에 뛰어든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민 배신, 신의 배신, 원칙 배신"이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독립운동하다 노선이 안 맞는다며 곧장 친일파에 가담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친일 행위에 비유한 것을 보면, 정청래 의원의 머리에 논리나 맥락은 없고, 기만술만 가득 차 있는 모양이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여당 인사들은 집권했다는 이유로 이 나라의 모든 공무원들을 자신들의 종복(從僕)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최 전 원장이 감사원의 임무(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관련 감사)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주인 의식 갖고 일하라고 했더니 주인 행세 하려고 한다"고 비판하거나 이번처럼 "배신"을 입에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역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에 대해 "배신" 운운하며 비난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이나 윤 전 총장이 임기 중에 직을 버리고 뛰쳐나온 것, 야권 대선 주자로 발돋움한 것은 그 두 사람의 의지가 아니라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뽑아 놨더니, 국민을 배신하고 나라를 망치는 현 정부·여당을 벌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응집한 결과로 보아야 한다.

문 정부는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의 야권 대선 주자 행보에 대해 여당 인사들이 쏟아내는 터무니없는 말에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어째서 두 사람의 행보를 응원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어째서 충신들이 문 정부를 떠나 반대편에 서는지 그 원인을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남은 임기 동안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을 조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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