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역 에스컬레이터, 하행도 만들어 주세요"

입력 2021-07-15 18:59:08 수정 2021-07-15 21:20:26

동산상가 상인 '추진위'…상행 뿐인 에스컬레이터 탓 영업·방문객 어려움 커
계단에 인접한 아진상가·명품프라자는 반발…시·도시철도공사 "대립 해소 우선"

15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3번 출입구에 역사에서 내려오는 하행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서문시장 각 상가 상인들이 에스컬레이터 설치 여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5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3번 출입구에 역사에서 내려오는 하행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서문시장 각 상가 상인들이 에스컬레이터 설치 여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에스컬레이터가 지상에서 역으로 올라가는 '상행' 전용으로 설치돼 주변 상인과 이용객들이 상·하행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상황이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대가 커 상인 간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15일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 서문시장상가연합회 등에 따르면 서문시장 동산상가 상인들로 구성된 '지상철 3호선 서문시장역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방향 전환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최근 시와 도시철도공사에 "서문시장역 에스컬레이터를 상·하행이 가능하도록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문시장역에서 남쪽 시장 차량 진입로(주차빌딩 방향)로 향하는 서문시장역 3번 출구에는 4.4m 폭의 전체 보도 가장자리에 2m 폭의 상행 전용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반대쪽인 북쪽의 2번 출구에는 상하행 모두 가능한 계단이 있다.

이 같은 진입로 구조로 인해 역에서 내려 장을 보려는 시민들은 2번 출구로 나와, 3번 출구 방향으로 거꾸로 120여m 거리를 걸어 가거나, 2번 출구에서 가까운 아진상가와 명품프라자를 거쳐 시장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추진위에 따르면 시장을 방문하는 다수 시민들은 이런 구조 탓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문시장 상가 절반 이상은 3번 출구와 인접해 효율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추진위는 지난 5월 이후 에스컬레이터 교체에 동의하는 방문객 1만2천466명의 서명을 모은 상태다. 동산상가 818개 점포 상인들이 손님들을 대상으로 취지를 설명하고 서명받았다.

김동주 추진위 위원장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유행 탓에 전통시장 장사가 어렵다. 상인과 시민 상당수가 불편을 느끼고 개선을 요구한다면 행정당국도 시민 편의를 생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번 출구 일대 아진상가·명품프라자 상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교체 시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황선탁 아진상가 회장은 "이미 육교와 연결돼 방문객 접근성이 좋은 동산상가와 달리, 아진상가와 명품프라자 등은 도시철도역 계단에 의존하다시피 해 손님을 받고 있다. 만약 에스컬레이터 교체로 전체 상인이 '시장 활성화' 혜택을 본다면 동의할 수 있지만 지금은 특정 상가만 혜택을 볼 공산이 크다"며 "상·하행 에스컬레이터로 인해 보도 폭도 지금보다 좁아져 보행자 불편도 우려된다"고 했다.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상인 간 이견을 좁히기 전까지 에스컬레이터 교체를 강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7년 당시 상·하행 교체를 검토하고, 시가 도시철도공사에 예산 8억원을 교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대로 지금까지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와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은 "이해가 충돌하는 상인들 갈등이 해소돼야 순탄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양측을 꾸준히 중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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