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중사 사건 한 달…軍 검찰 개편안도 "못 미덥다"

입력 2021-07-15 13:38:20 수정 2021-07-15 22:21:04

참모총장 직속 검찰단 통합 계획…본부 내 성범죄 전담 수사팀 신설
강대식 "땜질 처방, 여전히 미흡"

국방부 합동수사단이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 모 중사 추모소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 합동수사단이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 모 중사 추모소 모습.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해 부실 수사 의혹을 받는 공군이 성범죄 전담 검찰 수사팀을 신설한다. 또 소속 부대장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영내 군 검찰은 완전 폐지하고 참모총장 직속의 중앙검찰단을 편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사 독립성 확보가 미진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을)이 15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군은 조만간 본부 내 성범죄 전담 검찰 수사팀을 편성할 예정이다. 고(故) 이 중사 사건 발생 한달 여만에 마련한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책의 일환이다.

앞서 지난 5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 모 중사는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은 군 수사기관의 사건 축소 및 은폐 의혹을 제기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13일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으로부터 부실수사 의혹을 확인해 직무유기로 입건했다.

육군 검찰 조직도 및 직제 개편안. 고(故) 이 중사 사건 은폐 의혹을 받는 공군 검찰 직제도 이 같이 개편될 것으로 전해졌다. 강대식 의원실 제공
육군 검찰 조직도 및 직제 개편안. 고(故) 이 중사 사건 은폐 의혹을 받는 공군 검찰 직제도 이 같이 개편될 것으로 전해졌다. 강대식 의원실 제공

아울러 국방부는 군 수사기관 불신 해소를 목표로, 공군과 육군의 검찰단 개편안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가 군 검찰 조직개편을 위한 군사법원법 개정을 추진하자 후속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예하부대에 설치된 보통검찰부를 완전히 폐지하고 공·육군참모총장 직속 검찰단으로 통합시킨다. 그 아래 고등검찰부와 권역별 지역검찰단이 설치된다.

특히 육군의 경우 현 51개 사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된 검찰부를 5개의 지역검찰단으로 통합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이와 관련, 군은 "현행법은 군검사가 군검찰부가 설치되어 있는 소속 부대장의 지휘감독을 받도록 해 부대장이 구체적 사건에 개입해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며 "검찰단이 창설되면 부대장의 군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가 제한되어 군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강화해 군내 사건, 사고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실 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실 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성폭력 등 비군사 범죄의 민간검찰 이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개편안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은 군검사에 대한 참모총장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이 제한된다고 설명하지만, 핵심인 '군검사의 수사 독립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강대식 의원은 "고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공군 군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실장이 입건되는 등 군의 부실 수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과거의 나쁜 관습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은 '군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며 "비군사분야 수사의 경우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 등 이번에는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유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연합뉴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유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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