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에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재확산

미국에선 1주새 신규 확진자 2배로 증가…마스크 착용 의무화 목소리 높아져
동남아에서도 증가세 뚜렷…호주 시드니 봉쇄조치 2주 추가 연장

미·독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활동가들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을 담은 플래카드를 풍선에 달아 공중에 띄우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15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인도발(發)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고 있다.

CNN방송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전보다 97% 증가한 2만3천346명으로 집계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하루 신규 감염자가 1만명 선을 유지했는데 지난 9일 4만8천200여 명으로 치솟았고, 12일에도 3만2천7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조너선 라이너 의학 교수는 이들 신규 확진자 약 3분의 1이 플로리다·루이지애나·아칸소·미주리·네바다주 등 5개 주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 5개 주는 모두 백신 접종률이 48% 미만인 곳이다.

주(州)별 상황을 봐도 마찬가지다. 45개 주에서 최근 1주일간의 신규 확진자가 전주보다 10%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34개 주에서는 확진자 증가율이 50%를 넘겼다. 확진자가 10% 이상 감소한 곳은 메인·사우스다코타·아이오와주 등 3곳에 그쳤다.

상황이 악화하자 전미간호사노조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서신을 보내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을 다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학생들의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칙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도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해 인도네시아의 일일 확진자는 5월 13일 4천607명에서 이달 13일 4만7천899명으로 두 달 만에 1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에선 4천855명에서 1만1천79명으로 급증했다. 또 297명이던 베트남에선 10배 가까운 2천301명으로, 2천804명이던 태국에선 8천685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국가의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가 최근의 사태를 주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전날 성명을 통해 "치명적인 델타 변이가 동남아를 강타하고 있는 만큼 국제 백신 분배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적십자는 "동남아 국가의 병원은 환자들로 가득 차고 있다"며 "베트남의 접종 완료 인원은 인구 대비 1% 미만, 태국은 5%가량, 인도네시아는 5.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의 명소 본다이 비치에서 14일(현지시간) 주민들에게 외출을 삼가고 자택에 머물러달라는 경고문이 전광 안내판에 나오고 있다. NSW주는 이날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오는 16일 종료 예정이었던 광역 시드니와 주변 지역에 대한 봉쇄 조치를 이달 30일까지로 2주 더 연장했다. 연합뉴스

이밖에 호주에선 지난달 26일부터 광역 시드니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간 외출금지 등 봉쇄조치가 오는 30일까지로 2주 더 연장됐다. 14일 호주 공영 ABC방송에 따르면 시드니가 주도인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경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2일 116명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