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화가 이영철 화집

입력 2021-07-17 06:30:00

LEE YOUNG CHEOL / 이영철 화집 / 에드게이트 제작

구미 인동헌 화실에서
구미 인동헌 화실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영철 화가. 매일신문 DB

구미 화실에서 작업하는 화가 이영철의 미학코드는 사랑이다. 캔버스 위에 자연과 인생과 사랑을 아로새겨 나가고 있는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 미학 에세이 책도 두세 권 썼다.

특히 그의 작품 속 조형언어는 어떤 미학 이데올로기를 내세우지도 않으며 어떤 사회현상을 향해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들 내면 깊숙이 흐르고 있는 추억과 우정, 사랑과 그리움의 강물을 들여다보며 묵묵히 그릴 뿐이다. 그 조형언어들은 밤하늘에 보이는 헤아릴 수 없는 별, 누구나 꿈꾸는 비밀의 정원에 활짝 피어난 수많은 꽃들을 일일이 그려나감으로써 작업 자체는 대단히 노동집약적이다.

대표작 '사랑이 온다'는 별이 빛나는 캄캄한 밤하늘 아래 아름답게 펼쳐진 벌판을 펼쳐 보인다. 대담한 수평분할로 들판은 끝없이 펼쳐지며 화면 가득 개망초꽃이 소금을 뿌린 듯 흐드러져 있다.

이영철은 지천명을 넘기면서부터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잃어가는 사랑, 꿈, 우정, 행복, 배려, 나눔 등등 소중한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어른아이를 위한 행복동화'를 주제로 마음속에 떠오르는 순수와 사랑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이번 화집은 2008년부터 2020년 사이에 대구 남산동 남문작업실, 경남 부곡문화예술촌 작업실, 구미 인동헌 작업실을 거치면서 그린 1천100여점의 회화 가운데 300점을 골라 담았다. 이를 1부 '사랑풍경', 2부 '마음풍경'으로 나누어 싣고 3부 '사람풍경'은 작업의 모태가 된 드로잉 작품세계를 정리했다.

화집 중간 중간에 '봄', '꽃밥-마음풍경', '사랑-달 달리기', '마음소풍', '사랑꽃길' 등 그림의 모태가 된 자작시 30편도 함께 실렸고, '삶 속의 동화이야기', '일상과의 대화-삶 속에서 만난 얼굴들', '나의 살던 고향은' 등 3편의 산문과 작가 인터뷰 'We are all earthlings'(우리 모두는 지구인이다)'를 비롯해 작가에 대한 평론, 축시, 축사 등도 담고 있다.

'색은 선명하게 원색적으로 쓰고, 형태는 쉽고 단순하게 그리고, 내용은 순수하게 동화적으로 담는다'는 제작 방향에 따라 만든 화집은 단순히 그림 감상이 아니라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가며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화보집은 지난 12년간 이영철의 작업세계와 화가로 꿈을 꾸면서 시작된 연보를 정리하는 한편 국내외 미술관, 주요 화랑, 도서관, 문화재단, 문화예술회관과 각 단체에 필요한 자료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작됐다. 296쪽,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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