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맞는게 나았다" 美 신규 확진자 99.7%는 백신 '미접종자'

백신 접종자는 델타 변이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가 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의 앨프리드 E. 비치 고교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방문해 접종을 마친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인도발)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가운데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대 다수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로 확인됐다.

접종초기 백신 부작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가 실제 현실에서 증명됐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은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99.7%가 백신 미접종자이고 52%가 델타 변이 감염자라고 전했다. 신규 감염자의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백신 접종자는 변이 바이러스도 피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의 코니아일랜드 해변이 연휴를 즐기려는 해수욕객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애초 예상됐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임상적으로 증명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가 8일(현지시간)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두 차례 접종을 완료하면 변이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95%의 효과를 보였다.

CBS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미국인의 55.8%가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고, 48.2%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셀린 가운더 미 뉴욕대 의학 교수는 CBS에 "백신 종류와 상관없이 2차까지 접종을 끝마쳤다면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게 사실로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기념행사 도중 참석한 시민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국민들에게 백신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새 백신 접종 독려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러분 자신과 아끼는 사람들, 이웃, 국가를 위해 지금 백신을 맞으라"며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그게 애국"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약국 4만2,000곳과 직장에 접종 장소를 마련하고, 여름 축제나 스포츠 경기 현장에는 접종을 위한 이동식 클리닉도 설치하는 등 편리하고 광범위한 접종 존(zone)을 구축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수천 명의 미국인이 이곳에 모여 독립기념일 행사를 즐겼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누그러지면서 올해 독립기념일 행사가 거의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문제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백신 거부감이다. 버몬트(66.3%)나 코네티컷(61.6%)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州)의 2차 접종률은 국가 평균보다 높은 반면 미시시피(33.3%)나 루이지애나(35.7%) 등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 지역은 이들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확산은 물론 입원율 증가 역시 접종률이 낮은 공화당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유타주 한 병원의 응급의학과 과장인 그레드 가드너는 "지난해 처음 코로나가 퍼졌을 때보다 지금 환자들이 더 많다"고 CBS에 호소했다. 유타주는 1964년 이후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일리노이주 크리스털 레이크의 맥헨리 카운티 칼리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초당적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합의 홍보를 위해 일리노이주를 방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