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미숙' 학부모 차량에 휘말린 전남 순천 유치원 교사 현장에서 사망

입력 2021-07-07 18:04:06 수정 2021-07-07 21:31:38

자녀 어린이집 등원 시키며 대형세단 D(주행)상태 그대로 차량에서 내려
어린이집 교사 출근길에 학부모 차량보고 옆에서 기다리다 …참변

전남 순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자녀를 등원시키고자 차를 몰고 어린이집으로 온 학부모의 차에 끌려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전남 순천경찰서 제공.
전남 순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자녀를 등원시키고자 차를 몰고 어린이집으로 온 학부모의 차에 끌려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전남 순천경찰서 제공.

어린이집 교사가 자녀 등원 차 어린이집에 온 학부모의 차량에 휩쓸려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7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이날 오전 순천시 연향동의 한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교사 A(33·여) 씨가 학부모 B(34·여) 씨 의 대형 세단 차량에 끌려가다 어린이집 출입구 철제 기둥에 부딪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어린이집 주차장에 차를 세운 학부모 B씨는 차량 엔진을 끄지 않고 기어를 주행(D)상태에서 차량에서 내렸다. 그는 자녀를 차에서 내려주고자 조수석으로 걸어서 이동했지만 순간 차량이 움직이며 앞으로 향했다.

이 어린이집은 비탈 언덕에 있어 진입로가 경사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크를 걸어 놓지 않으면 단시간에도 차량이 빠르게 움직일 수 도 있는 곳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다행히 차량은 앞쪽의 놀이터 울타리에 부딪치고 나서 멈췄다. 놀란 B씨는 문이 열린 조수석 쪽에서 허리를 굽혀 기어를 중립(N)으로 바꿨지만 차량이 급격하게 뒤쪽으로 밀렸고 비탈 때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통제 불능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교사 A 씨가 출근길에 차량을 발견하고 차량 문이 열린 조수석 옆에 서 있다 변을 당했다. 교사는 등원하는 B씨의 자녀를 데리고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지만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한 차량 문짝에 걸려버렸다. 이후 차량에 끌려가다 어린이집 출입구 철제 기둥에 뒷머리를 부딪혀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날 사고는 B씨의 차량이 어린이집 주차장에 도착해 불과 1분도 지나지 않는 사이에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는 차량이 뒤로 밀려나는 것을 보고 열린 앞 조수석 문을 잡고 도와주려 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순천경찰서는 과실치사 등 혐의로 가정주부 B씨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은 "경사진 곳이라 브레이크를 건 상태에서 차량 엔진을 껐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며 "B씨가 왜 차량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차에서 내리고 다시 주차 모드(P)가 아닌 'N'으로 기어를 조작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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