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유지장치 제거" 의사 권유 거부한 엄마…'기적' 선물받았다

아들 19번째 생일날 교통사고로 혼수상태
생명유지 장치 떼자는 제안 거부한 다음날 깨어나

교통사고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에게 생존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도 끝까지 생명유지 장치를 부착한 엄마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리버풀에 거주하는 리 백스터는 19살 생일이던 2018년 6월 16일 친구들과 차를 타고 가다 교차로에서 과속 차량에 받혀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케빈 버나드(43)라는 운전자가 규정 속도의 3배에 달하는 시속 80마일(129㎞/h)로 운전하다 그대로 백스터의 차량을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백스터는 심각한 소뇌 손상과 골반 골절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폐에 구멍이 뚫리고 갈비뼈가 부러져 흉관삽입술도 받아야 했다.

이후 백스터는 3주가량 혼수상태에 빠져있었고, 의사들은 그의 어머니에게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전하며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를 거절했고, 이후 '기적'이 일어났다. 바로 다음날 백스터가 깨어난 것이다.

백스터 모친 돈은 "의사들이 아들의 상태를 보고 희망이 없다며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도록 조언했다"며 "나는 끝까지 거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같은 사실은 3년이나 지난 뒤 과속 운전자 버나드의 재판의 피해자 진술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백스터를 다치게 한 교통사고 당사자인 버나드의 재판은 최근에야 열렸다. 버나드는 사고 직후 도망쳐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며, 지난 5월 유죄가 인정된 후 2일 궐석재판에서 6년형과 8년 운전면허 정지 판결이 내려졌다.

어머니인 돈은 법원 진술에서 "백스터가 당시 병원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깜빡이며 반응을 보였다. 의사들에 따르면 살아남기 위한 작은 몸짓이었다"고 전했다.

백스터는 기적적으로 깨어난 후 재활치료에 돌입했다. 돈은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었다"며 "아들의 눈에서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스터는 사고 이후 성격도 크게 변했다고 돈은 전했다. 반에서 언제나 친구들을 웃기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단체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것. 돈은 또 "아들이 나한테 언제나 다정했지만, 그날 사고 이후 차갑게 변했다"고 말했다.

올해 22살인 백스터는 꾸준히 재활치료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