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인센티브 실효성 의문…접종 여부 일일이 확인 어려워
미접종자 벗고 다닐 수도 있어…'돌파감염' 사례 시기상조 지적
지난달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나모(30) 씨는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길을 걷다가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나 씨는 "백신 접종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뉴스를 보고 마스크를 안 썼는데,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여 다시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었다. 방역수칙 위반이 아닌데도 사람들 시선에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했다.
이달부터 대구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노 마스크' 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두 마스크를 쓰는 상황에서 혼자 마스크 미착용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기 때문. 백신을 맞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도 있어 시기상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일부터 시는 1, 2차 접종자들에 한해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백신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백신 종류와 관계없이 1차 접종자는 접종 후 14일째부터, 2차 접종자는 바로 야외 활동시 마스크를 벗어도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
6일 0시 기준 대구의 백신 1차 접종률은 27.4%로 대구시민 240만여 명 중 65만7천여 명이 백신을 맞았다. 2차 접종 완료는 9.3%(22만4천여 명)이다.
시민들은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탓에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빈번하다고 했다.
지난 6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까지 접종 완료한 박모(30) 씨는 "마스크를 안 쓰면 개념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봐 걱정된다. 누군가가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진을 찍어 SNS상에 올린 것을 봤는데 댓글에서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었다. 사회적 분위기 탓에 아직은 '혜택'이라는 느낌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미접종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보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탓에 '노 마스크' 혜택이 오히려 전체적인 방역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 황모(34) 씨는 "겉으로는 백신 접종자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 본인이 접종자라고 우기면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은데, 접종자를 위한 혜택이 오히려 방역을 무너뜨리는 길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접종자에 한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 지침에 따르고 있지만, 최근 확산세를 볼 때 성급한 면이 있다. 접종자들이 혜택을 오히려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만큼 다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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