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상징, 타투…불법과 합법 사이] 타투, 대중적인 청년문화의 상징 되다

입력 2021-07-06 18:30:00 수정 2021-07-06 18:53:43

[창간 75주년 특집] 타투 합법화 놓고 찬반 여론 팽팽
개성과 혐오 사이…합법화엔 아직도 따가운 시선
문신이나 타투를 한 사람의 이미지는 호불호

요즘 유행하는 타투
요즘 유행하는 타투 '레터링'의 모습. '타투짱' 인스타그램 캡쳐
요즘 유행하는 타투
요즘 유행하는 타투 '레터링'의 모습. '타투짱' 인스타그램 캡쳐

문신(타투) 합법화 논란이 뜨겁다. 타투는 예전엔 '조직폭력배들이나 하던 철없는 짓'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요즘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용 또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자리잡는 중이다. 하지만 타투는 불법이다. 타투 합법화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김석우(30) 씨가 왼쪽 팔에 한 타투.
김석우(30) 씨가 왼쪽 팔에 한 타투.

◆대구도 이미 타투 대중화

김석우(30) 씨는 양쪽 팔에 타투를 했다. 김 씨의 한쪽 팔에는 약간 장난스러운 모습의 그림을, 다른 쪽 팔에는 복잡해 보이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김 씨는 "타투를 했다는 사실 자체에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긍정적으로 봐 줬다"며 "군대 가서도 불이익이 있을 줄 알았는데, 같은 소대에 나보다 더 화려한 타투를 한 사람들이 많아서 타투가 대중화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2~24일 전국 성인 1천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눈썹, 아이라인 등 반영구 화장 문신을 경험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8%로 나타났다. 반영구 화장 문신 이외에 문신이나 타투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5%였다. 20, 30대에서는 10%로 나타났다.

대구에는 많은 타투숍이 성업중이다. 업계의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네이버지도에서 '대구 타투숍'이라고 검색하면 총 64개의 업소가 검색된다.

타투이스트 김정원 씨는 "대구 분위기가 보수적이라고 해서 맨 처음 타투숍과 타투 아카데미를 열 때 걱정했지만 의외로 대구가 타투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많은 곳"이라며 "서울 만큼은 아니지만 대구도 최근 타투에 대해 꽤나 개방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타투 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진행중이다. 최혁규 기자
대구 수성구의 한 타투 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진행중이다. 최혁규 기자
대구 수성구의 한 타투 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진행중이다. 최혁규 기자
대구 수성구의 한 타투 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진행중이다. 최혁규 기자

◆타투의 매력은 '자유로움'

타투를 하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20, 30대들은 패션의 한 부분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타투를 한다. 대학생 박득현(29) 씨는 "타투는 내 개성을 뽐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다짐이나 좌우명을 새기는 경우도 많다. 현장에서 일하는 타투이스트들은 타투나 문신이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말한다. 60대 이상의 손님도 꽤 오는데 젊었을 때 한 번 해 보고 싶었던 것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타투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타투를 배우기 위해서는 타투이스트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거나 타투 아카데미에서 배워야 한다.

3일 기자가 찾아간 대구 수성구의 한 타투 아카데미는 한국특수예술진흥원 산하 기관 중 하나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이날 아카데미에는 타투이스트를 지망하는 수강생 6명이 타투를 배우고 있었다. 수강생 전나영(25) 씨는 "타투는 정말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인 손영호(26) 씨는 "미술, 음악과 같은 다른 예술보다는 타투가 더 눈에 바로 띄다 보니 직관적으로 나오는 아우라가 더 강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타투숍을 운영중인 타투이스트 장성호 씨가 고객에게 타투 시술 중이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타투숍을 운영중인 타투이스트 장성호 씨가 고객에게 타투 시술 중이다. '타투짱' 인스타그램 캡쳐

◆긍정적 분위기 많지만 아직도 걸리는 부분 많아

1980, 90년대만 해도 조직폭력배나 병역기피자들이 문신을 이용해 병역을 기피하는 모습이 뉴스에 많이 등장, 문신의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이 같은 경향이 바뀌기 시작한 지점이 2000년대 중반이었다.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이 자신의 좌우명이나 좋은 글귀를 몸에 새기는 '레터링'이나 손목이나 발목 등에 작게 새기는 '패션타투' 등이 등장하면서 타투와 문신의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박인란(29) 씨는 지난해 초 손목에 금붕어를 타투로 새겼다. 처음에는 문신을 가리기 위해 팔토시를 끼고 일했지만 여름이 되면서 토시가 불편해지자 자연스럽게 벗고 일하게 되면서 문신이 드러났다. 박 씨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손님들도 '예쁘다', '어디서 했냐'고 물어볼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며 "타투를 드러낸 뒤 한 번도 비난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중화의 길을 걷고는 있지만 아직도 문신이나 타투를 한 사람의 이미지는 호불호가 갈린다.

정모(25) 씨는 "자신의 좌우명이나 지키고 싶은 것을 몸에 새기면서 마음에도 새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측면에서 보면 과하지 않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모(39) 씨는 "만약 영업사원의 옷소매 사이로 문신이 보인다면 그 사람에게 신뢰가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타투를 하는 사람은 무서워 보여서 피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문신이나 타투를 한 사람들은 '도전에 신중하라'고 말한다. 한 번 새겨지면 지우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동성로에서 16년째 타투숍을 운영하는 장성호 씨는 "타투이스트들의 공개된 작업결과물이나 자신이 어떤 그림이나 도안을 새기고 싶은지를 정확히 알아야 후회가 없다"며 "요즘은 6개월에서 1년 동안만 지속되는 타투도 개발돼 있기 때문에 만약 체험을 위해 해보고 싶다면 지워지는 타투를 먼저 접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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