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침몰' 후폭풍…스리랑카 고래·돌고래·거북 떼죽음

입력 2021-07-01 15:58:35

플라스틱 알갱이 잔뜩 실은 컨테이너선 화재 후 침몰

지난 5월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학물질을 잔뜩 실은 컨테이너선이 침몰한 뒤 바다동물이 떼죽음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남성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콜롬보 해변에서 바다거북 사체를 치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학물질을 잔뜩 실은 컨테이너선이 침몰한 뒤 바다동물이 떼죽음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남성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콜롬보 해변에서 바다거북 사체를 치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학물질을 잔뜩 실은 컨테이너선이 침몰한 뒤 고래와 돌고래, 바다거북 최소 200마리가 죽어 우려가 현실이 됐다.

1일 스리랑카 매체들에 따르면 침몰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 선장 등에 대한 전날 재판에서 검찰은 "최근 몇 주 동안 해변으로 바다동물 사체가 밀려오고 있다"며 "고래 4마리와 돌고래 20마리, 바다거북 176마리 등 최소 200마리가 숨졌다"고 밝혔다. 환경운동가들은 컨테이너선에서 흘러나온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학물질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당국은 사체 일부를 수거해 사인을 조사 중이다.

콜롬보항 인근에서 입항을 기다리던 싱가포르 선적 MV X-프레스 펄호에서는 지난 5월 20일 화재가 발생했다. 내부 폭발 등이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졌던 불길은 12일 만에야 진압됐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온 탓에 결국 선박이 서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버렸다. 선박에는 인도에서 선적한 질산 25t 등 1천486개의 컨테이너가 실렸으며, 이 가운데 28개에는 플라스틱 알갱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플라스틱 알갱이는 쇼핑백 등 산업용품 원료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환경운동가들은 벙커유 등 약 350t의 연료유 중 일부와 화학물질이 유출됐을 것으로 우려한다. 스리랑카 당국은 "역사상 최악의 해양 참사"라고 규정하고 러시아인 선장을 환경오염 혐의로 법정에 세웠다. 선주사에는 잠정 손해배상금 4천만달러(약 447억원)를 1차로 청구하는 한편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스리랑카 해양환경보호국(MEPA)은 환경피해 규모 파악을 위해 전문가 41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자료를 수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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