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의 TK 러브콜…말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 증명하라

입력 2021-06-30 05:00:00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대구시·경상북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대구와 구미에서 각각 열린 이날 협의회에는 송영길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사무총장 등 집권 여당 지도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대구경북을 돕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민주당은 달빛내륙철도와 물산업클러스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원전 해체 산업, 미래차 등 대구경북 숙원 사업과 신산업들을 망라해 가면서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텃밭이자 험지인 대구경북(TK)에 대해 정치적 구애(求愛)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이 무한한 애정을 지닌 대구경북"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민주당이 그동안 대구경북을 사실상 버린 자식 취급하던 기조와 일견 달라진 듯하다는 점에서 긍정적 자세라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말은 번드르르했고 약속으로 제시한 메뉴는 다양했지만 구체성이 부족했다.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예산 심사와 입법인데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두루뭉술하게 대구경북 지역 현안을 훑었을 뿐 구체적 로드맵과 실행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만 해도 특별법 통과를 반대했던 민주당 아닌가. 그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우선이었다. 앞으로 언제까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법제화하겠다는 구체적 약속도 없었다. 이런 식이라면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날 대구경북에 풀어놓은 민주당의 지원 계획들은 덕담 수준이라고 해도 가히 틀리지 않다. 게다가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법원 대구 이전과 같은 주장까지 한 것은 뜬금포라고 느껴질 정도다. 민주당의 역대 지도부가 선거철이 다가오면 대구경북에 와서 온갖 약속을 했지만 그 가운데 실제로 지킨 것이 과연 몇이나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28일 대구경북에 와서 내놓은 약속들이 그냥 던지고 본 말들의 잔치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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