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외 지역서 최초 발견 사례…정교·세밀한 짜임 보존상태 좋아
1500년전 축조기술 엿볼수 있어
대구 최초로 7세기 초반 신라 목간이 북구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데 이어 목간이 있던 목조 집수지의 내부구조가 드러났다. 집수지는 가축과 사람을 위해 물을 모아 저장하는 공간으로, 대구에서 목조 집수지가 발견된 것은 팔거산성이 유일하다.
화랑문화재연구원은 28일 대구 팔거산성에서 2차 현장설명회를 열고 현장 정밀발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목조 집수지는 내부의 짜임이 정교하고 균일해서 당시 축조기술을 엿볼 수 있다. 목조 집수지는 길이 8.5m, 너비 4.9m 규모의 평면 장방형으로 바닥 면적이 41.8㎡(12.6평)에 달한다. 깊이는 3~3.6m이고 목곽형을 띠고 있으며 현대 흙막이 시설과 유사한 형태로 기둥목, 횡판목, 지대목 등을 사용해 짜였다.
축조방법은 경북 문경 고모산성의 목곽고와 유사하다. 먼저 남북으로 경사지게 땅을 파 목재 구조물을 설치한 후 돌과 점토를 이용해 뒤를 채웠다. 목 구조물은 바닥에 지대목(地臺木)을 설치하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운 다음 기둥과 기둥 사이에 횡판재(橫板材)를 설치했다. 기둥목은 직경 20㎝의 원형 통나무, 지대목은 각재, 횡판목은 판재를 사용했다.
집수지 내부 퇴적층에서는 지난 현장설명회 당시 발견된 11개의 목간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흙과 돌로 덮여있던 집수지를 파헤치자 내부 구조와 함께 5개 목간이 추가로 발견됐다. 경북 경주 외에 신라의 지방 유적에서 목간이 출토된 사례는 처음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목간 및 집수지 출토로 인해 팔거산성의 역사와 상징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아졌다.
김상현 화랑문화재연구원 부장은 "집수지의 기둥 사이 간격이 1m로 규칙적이다. 이같은 세밀함으로 잘 짜여져 있다보니 1500년이나 땅속에 묻혀있어도 잘 보존될 수 있었다"면서 "당시 큰 공사였을텐데 토목기술에 대한 지식이 엿보인다"고 했다.
집수지의 목조들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주문화재연구소로 옮겨져 보존처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성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실장은 "현장 조사가 끝나면 집수지 나무들을 해체해 경주문화재연구소로 가져간 뒤 보존처리하면서 연구할 것"이라며 "나이테를 분석하면서 어떤 시대였는지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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