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새 거리두기, 안심은 이르다

입력 2021-06-30 16:49:21 수정 2021-07-01 06:02:08

모현철 사회부장

대구 이마트 월배점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으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30일 대구 두류공원야구장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이마트 월배점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으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30일 대구 두류공원야구장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모현철 사회부장
모현철 사회부장

1일부터 일상이 달라진다. 대구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낮은 단계인 1단계가 시행된다. 1단계의 경우 사적 모임 인원 제한 해제가 원칙이지만 급격한 방역 완화를 막기 위해 14일까지 2주간 8명까지만 허용된다.

코로나19 백신 인센티브도 시행된다. 백신 주사를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공원, 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예방 접종을 마친 사람은 사적 모임이나 각종 행사 인원 제한 기준에서 빠진다.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에 따라 제한적으로 해외여행도 재개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낀 시민과 큰 피해를 당한 자영업자들은 새 거리두기 시행을 반긴다. 일각에서는 새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00명에 육박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대구에서도 불안 요인이 이어진다. 대구시가 새 거리두기를 발표한 지난달 29일 달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 마트 주변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는 1천여 명의 검사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4시간이나 기다려서 검사를 받았다는 시민도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새 거리두기와 맞물려 방역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수도권 확산 뒤 시차를 두고 대구로 번진 사례를 고려하면 앞으로 1, 2주가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대구 확진자 중 다른 지역 확진자 접촉 사례가 적지 않아 긴장감이 고조된다. 지난달 유흥주점발 집단감염도 타 지역 확진자로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국민 중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비율은 30%에 그친다. 백신 접종에 의지해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할 단계는 아니다. 접종을 한 뒤에도 감염되는 사례가 있는 데다 해외 변이 바이러스도 기승을 부린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확대될 경우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스크를 벗었던 유럽 등에서도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이스라엘은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호주 시드니는 다시 2주간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섣부른 안심과 방심이 대규모 확산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완화된 거리두기에서도 방역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개인의 방역 수칙 준수 중요성도 커졌다.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개인이 더욱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고, 대규모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인내심도 발휘해야 할 때다. 백신 접종을 받았더라도 실내외 관계없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패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최대 백신은 마스크 착용이다.

급격하게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면 이후에 다시 강화하기가 쉽지 않다. 곧 휴가철이 다가온다. 7월 이후 휴가철을 거치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까지 더해지면 언제든지 감염 재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 안심은 아직 이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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