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적 망신 자초한 문 대통령의 ‘김정은 망상’

입력 2021-06-28 05:00:00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옹호한 것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가 '망상'(delusion)이라고 비판했다.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국제 인권단체에게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을 받았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HRW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보낸 성명에서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김정은의) 반인륜 범죄에 대해 포괄적 세부 내용을 제시했는데, 어쩐 일인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무슨 가치 있는 지도자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HRW는 이어 "김정은은 북한 정부를 이끌기보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반인륜 범죄에 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다행히도 한국민들은 북한 정권에 대한 문 대통령의 망상을 간파해 왔다"고 했다. 이에 앞서 타임지도 "다수의 북한 관측통은 김정은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망상'에 가깝게 보고 있다"고 했다.

모두 정확한 지적이다. 극렬 지지층을 제외한 우리 국민 대다수는 김정은에 대한 문 대통령의 '망상'을 공유하지 않는다. 타임지가 문 대통령 인터뷰와 함께 밝힌 대로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 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몰살·고문·강간 등 반인륜 범죄를 방기했다.

문 정권은 이를 방조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의 공동 제안국에 불참해 미국 조야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어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북한인권재단 운영을 외면했고 북한인권대사도 임명하지 않았다.

북한 인권 문제를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여기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반인권적 행태다. 이는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를 한 게 맞느냐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한다. 문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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