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만남' - 박인숙

입력 2021-07-21 06:30:00 수정 2021-07-23 09:22:33

박인숙
박인숙

만남 – 박인숙

그것은 꿰매는 일

너와 내가 등 기대고 하는 바느질이다.

시침이든 홈질이든 박음질이든

촘촘하든 듬성듬성하든

시침으로 만났다 헤어진

이름도 기억할 수 없는 사람들

홈질로 만나 가끔씩

소식 오가는 친구들

이제는 헤지고 바래고 찢어졌지만

결코 뜯어지지 않은 당신과의 만남은

박음질일까

세상에서 가장 튼튼하다는

사랑의 실로 꿰매졌을까, 아님

무연히 질기기만 한 애증의 실

고래 심줄로 만들었다는

신유실로 꿰매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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