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윤석열 X파일

입력 2021-06-27 16:09:30 수정 2021-06-28 06:04:44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김병구(경북본사장)
김병구(경북본사장)

'윤석열 파일'이 정가를 넘어 세간을 뒤흔들고 있다.

정가에서 대략 세 종류로 나돌던 파일 중 가장 많이 유포된 것을 한 유튜브채널이 직접 작성했다고 최근 밝히면서다.

이번 사태로 이 문건을 만들었다는 유튜브채널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프로그램이 덩달아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세 종류의 윤석열 파일은 정치평론가 장성철씨가 입수했다는 20장짜리, 출처 불명의 80장짜리, 그리고 6장짜리 파일 등이다.
이 중 '윤석열 X파일'로 이름 붙여진 6장짜리 문건은 1번부터 10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윤 전 총장과 부인, 장모 등 3명과 관련된 의혹과 사건, 인물 등이 나열돼 있다.

유튜브채널인 '열린공감TV'는 최근 생방송을 통해 이 문건은 자신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몇 단계를 거쳐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지난 1년 동안 윤 전 총장과 가족 등과 관련된 의혹을 취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미 방송을 했거나 앞으로 할 예정인 내용의 전체 목차가 이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총 200~300장에 달하는 방송대본 중 앞쪽의 목차 6장만 유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채널은 최근 한 달여 동안 윤 전 총장과 부인, 장모와 관련된 사생활은 물론 사기·부동산투기·이권개입·수사무마 의혹 등을 '윤짜장썰뎐'이란 프로그램명으로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 부인의 과거 예명을 딴 '쥴리 1,2,3화'를 비롯해 이들 세 인물을 둘러싼 검사, 대기업 오너, 건설사 회장, 언론인, 연예인 등 대다수 관련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는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시청자들이 불법과 탈법, 비도덕적으로 충분히 여길만한 단정적 표현이 넘쳐난다. 또 윤 전 총장과 주변 인물들에게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 사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상한 것은 이 같은 무차별적이고 일방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은 물론 이 방송에서 거론된 어떤 인물도 직접적으로 이 채널과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논란거리를 만들기 싫거나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내용이어서 일까. 아니면 잘못 대응했다가 자칫 엄청난 화를 자초할 것을 우려한 것일까.

윤 전 총장과 주변인물에 대해 한 달 이상 파고드는 집요한 공세에도 모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의 상당부분을 자인하는 꼴로 비춰질 수도 있다.

현재까지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은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대선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정치권은 물론 언론, 시민단체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도덕성, 투명성, 자질 등 검증의 범위도 제한적일 수 없다. 이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여·야·무소속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모든 인물에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X파일'이란 취재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100여 차례나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겠다는 유튜브채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일이 아니다.

윤 전 총장은 이 채널이 터무니없는 사안을 악의적이거나 허위로, 또는 오보로 명예를 훼손했다면 법적·정치적 대응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 과정 자체로 자신의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되는 셈이다.

거꾸로 법적 규명 과정에서 의혹이 더 커지거나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난다면 결과는 그 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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