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X-파일' 다 나왔던 얘기"…보수 야권 일제히 엄호

입력 2021-06-21 15:59:15 수정 2021-06-21 22:24:44

"여태까지 다 나왔던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
보수 야권, "윤석열을 지켜라" 엄호 사격 총력전
윤 전 총장 측 "무대응이 상책" 특별한 대응 않기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김성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이사장과 함께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김성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이사장과 함께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이른바 'X-파일'이 존재한다는 얘기가 떠돌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보수 야권은 가장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윤 전 총장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지만, "결국 올 것이 왔다"라는 우려도 야권에서 번져가고 있다.

◆X-파일 실체가 있나?

김무성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요즘은 방송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X-파일을 입수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 선택을 받기 힘들겠다"고 한 SNS 글을 올리면서 X-파일의 실존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21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X-파일은 크게 두 가지 버전으로 정치권 일부 인사들에게 공유됐다. 간략한 제목 정리 수준의 A4용지 두 장 분량과 이 제목에 세부 내용을 붙여서 정리한 스무 장 분량의 버전이 각각 있다는 것이다.

X-파일에는 2019년 7월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쟁점이 됐던 의혹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무마 의혹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 전 총장이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를 친 사실이 청문 정국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청문회 당시 '윤 씨와 골프를 쳤느냐'는 질문에는 "한두 번 (골프를 친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답했다. 그러나 자신이 윤우진 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로 알려진 광화문 한 사무실 모습. 윤 전 총장은 27일 대권 도전을 밝힐 예정이다. 연합뉴스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로 알려진 광화문 한 사무실 모습. 윤 전 총장은 27일 대권 도전을 밝힐 예정이다. 연합뉴스

◆새로운 내용 있나?

윤 전 총장의 처가 관련 의혹들도 X-파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대다수는 이미 언론에 나온 내용이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013∼2015년 경기 파주시내 요양병원을 동업자 3명과 함께 설립·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천만원을 부정하게 받은 의혹이 대표적으로, 이 사안은 현재 재판 중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파일을 봤는데, 청문회에서 다 나왔던 이야기를 제목만 정리해놓은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파일에 여태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구체적인 사안들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파일에는 윤 전 총장이 골프를 쳤던 날짜와 골프를 치는 데 들었던 비용, 구체적인 사람 이름 등이 기재돼있다는 얘기도 돈다.

파일에는 또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개인 신상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윤 전 총장과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소문 수준'이라는 평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尹, 무대응…야권 총력 대응

윤 전 총장 측은 X파일 의혹에 대해 무대응 기조를 밝혔다. 내용이 명확한 것도 아니어서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야권은 유력 대선 주자 한명을 날려버릴까 총력 대응 기조로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사퇴압박 등이 거셌던 만큼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미 문제로 삼았을 것"이라며 "지금 언급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상 문제되지 않은 내용일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천하의 사기꾼, 김대업 시즌 2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인 이른바 '병풍 사건'을 일으켰던 김대업 씨를 소환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이회창 전 총리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 제기와 지난 대선 드루킹 댓글 조작을 거론하며 "그 주범이 현 집권여당"이라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권 유력주자 한 명만 낙마시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헛된 망상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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