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거주 노숙인 약 200여명, 시설 생활 노숙인은 접종해
거리 노숙인은 이동 잦고, 백신 접종 뒤 마땅히 쉴 곳이 없어
2차 접종까지 관리도 어려워, 노숙인들도 "왜 맞아야 하나"
동대구역에서 1년째 노숙을 해온 김모(74) 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심이 없다. 그는 "이미 오랜 노숙생활로 면역력이 떨어진데다 부작용이라도 생기면 돌봐줄 사람도 없다"면서 "사는 것도 괴로운데 굳이 맞아서 뭐 하느냐"고 했다.
노숙인들이 열악한 환경 탓에 코로나19 접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대구지역 노숙인은 232명이다. 이 중 일시보호시설과 자활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116명은 지난 5월 현재 대부분 백신 접종을 했지만, 거리 노숙인들은 접종을 받지 않았다. 거리 노숙인들은 거처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노숙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거리 노숙인의 경우 인원 파악도 쉽지않고, 거처 파악은 더 어렵다. 1차 접종 후 다른 장소로 떠나버린다면 2차 접종은 더 힘들게 된다"며 "이들을 따라다니면서 위치 파악을 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될 수 있고, 스스로 2차 접종 일시를 기억하고 찾아오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사후 관리가 쉽잖다. 접종 후 두통, 몸살 증상이 올 수 있어 휴식을 취할 곳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다. 접종 후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위험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리 노숙인도 수두룩하다. 백신 부작용도 우려되는 데다 코로나19로 무료 급식소 등이 문을 닫는 등 대면 접촉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성이 적다는 생각에서다.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6년째 노숙 생활을 하는 서모(64) 씨는 "백신을 어디서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선불폰이 있지만 안내 문자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대경홈리스복지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어 일일이 강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접종하겠다고 하는 거리 노숙인들을 위해 부작용 관리 시스템 등의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얀센처럼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백신을 노숙인들에게 접종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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