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앞둔 일회성 쇼" 비판…朴 전 시장 사건 '피해호소인' 빗대
"평소에 안 하다 선거 앞두고" 반감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청년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이미지 변신'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은 정작 곱지 않은 분위기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한데다 선거철을 앞둔 일회성 '쇼' 아니냐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두고 썼던 '피해호소인'이란 단어에 빗대 이들을 '청년호소인'이라고 조롱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서며 온라인 게임과 동영상 소셜미디어 플랫폼 활용을 늘리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e스포츠 경기장인 '롤파크'를 방문, '리그 오브 레전드'(롤)게임을 직접 체험했다.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동영상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에서 래퍼와 카우보이, 마술사로 분장하는 등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여당 최연소 대선주자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틱톡에 '군통령' 브레이브걸스의 노래 '롤린'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렸다.
만 65세의 최문순 경기도지사도 자신의 부캐(부캐릭터)로 신인가수 '최메기'를 만들어 노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바라보는 청년층의 눈길은 차갑다. 취업준비생 A(29·대구 북구) 씨는 "나이가 한참 많은 사람들이 뜬금없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어색한데다가, 평소에 안 하던 일을 선거 때문에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반감만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이런 반감에 대해 이강형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권자로서의 청년'을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청년들의 놀이문화를 일반적으로만 판단하기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은 생각보다 정치 영역을 가볍게 바라보지 않고, 자기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은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면 '껍데기'만 보이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로서 청년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 없이 그저 청바지 입고 모자만 쓰면 다가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결국은 콘텐츠인데,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쓰더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면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2030세대 입장에서는 가장 관심있는 '공정'에 대한 콘텐츠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형적인 꼰대·수구·기득권의 모습을 전달 방식만 바꿔왔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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