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시점 놓고 자중지란…대권주자들 감정싸움으로 번져
"원칙 지켜야" vs "흥행이 우선" 팽팽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 결정시점을 둘러싼 여당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이 격렬해지고 있다.
당헌당규가 정한 '대통령선거 180일(9월 10일) 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당내 경선 흥행을 위해선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양측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면서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어 당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선 내분을 조율해야 할 당 지도부가 전통적 지지기반인 젊은 유권자 돌려세우기와 부동산 파동 수습에 코를 빠뜨리고 있어 사태수습이 더욱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지지율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한 측근 의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영호남 교수·지식인 160명이 이날 국회 앞에서 '당헌의 정치 일정 준수는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고 현행 일정 유지를 촉구한 내용을 언급하며 "경선 연기는 결국 이재명을 아웃시키고 대선을 포기시키는 자멸의 길"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전날 이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경선연기론에 대해 "한때 가짜 약 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보이거나 평소에 잘못 보던 희귀한 동물을 데려다 사람들을 모아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다"며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당의 수많은 동료와 당원 동지들을 인간쓰레기 취급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충정을 무시하고 폄훼해도 되나"라고 즉각 반격했다.
정치권에선 '게임의 법칙'에 속하는 경선시점을 둘러싸고 원칙을 강조하는 이재명‧추미애‧박용진 후보와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낙연‧정세균‧이광재‧김두관‧최문순 후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지도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야 하지만 게임의 법칙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의 판을 흔들기 위한 시간벌기 시도가 좀처럼 먹히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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