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에게 "최고위 형해화" 쓴소리 날린 김재원 최고위원

입력 2021-06-15 17:37:07 수정 2021-06-15 21:42:31

국민의힘 당직인선 일방적 공개에 불만 "패기 넘지는 지도부 위해 악역"
대구경북 출신 위원 역할 주목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공약 개발단의 검찰개혁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공약 개발단의 검찰개혁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후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처음으로 모여 진행한 최고위원회의가 마무리되고 회의장 문이 열리자 기자들이 한 정치인에게 몰렸다.

주인공은 최근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아니라 최고위원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한 김재원(사진) 최고위원이었다. 김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이 대표에 대한 견제의 뜻을 밝히자 언론인들이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김 최고위원을 멈춰 세운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되거나 또는 결정해야할 많은 일이 사전에 전부 공개가 되고 이미 발표가 된다면 최고위원회의가 사실을 형해화되고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금은 초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최고위 위상에 대해서도 당에서 신경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와 협의 없이 일부 당직인선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의 역할은 당내에서 당무를 관장하는 대표를 보좌하고 도우면서 한편으로 최고위가 집단 지성을 발휘해서 당의 일방적인 운영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바꾸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 대표의 자중을 주문했다.

정치권에선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중진인 김 최고위원이 당헌당규에 입각한 당무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아직은 '개인기'에 익숙한 이 대표에게 주의를 당부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15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패기 넘치고 의기 충만한 신임 지도부들 중 유일하게 중진인 제가 당분간은 '악역'을 맡아야 할 것 같다"며 "당의 쇄신과 혁신이 절차적 순리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당내에선 '미스터 쓴 소리' 역할을 자임한 김 최고위원과 이 대표 사이의 긴장관계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계파 논란이 이 대표 체제에서의 주요 당무결정을 두고 폭발할 수 있고 향후 진로에 대한 '텃밭'의 평가도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대구경북 출신인 김 최고위원의 역할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요 국면에서 지도부와 당내 중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도 김 최고위원 뿐이라 당분간은 김 최고위원이 뉴스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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