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먼저 출발하면 버스기사만 손해"…李-尹 신경전

입력 2021-06-14 16:28:56 수정 2021-06-14 20:33:5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기 입당' 압박에…尹 측근 "무모한 소모전"
윤 전 총장 '개인 주장' 선 그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연합뉴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 간 입당 신경전이 시작됐다. 이 대표가 '대선버스 8월 출발론'으로 압박하자, 윤 전 총장 측은 '택시 직행론'을 제기하며 본격 힘겨루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 대표는 1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 "8월 중순, 말이면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에 많은 분들한테 충분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지만, 이 대표는 앞서 당 대표 경선 기간부터 주장해왔던 대선버스 8월 출발론을 재확인하며 조기 입당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또 윤 전 총장이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공개, 현재까지 소통에는 아무 문제가 없음을 암시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께서 직접 전당대회 당선을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내셔서 저도 문자로 답을 했다. 저도 비슷하게 덕담 수준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장모 의혹 등에 집중될 여권의 공세와 관련해 '네거티브 대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입당 유인책을 제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이 같은 입당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동훈 대변인을 통한 공식 메시지에서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 가리키는 길대로 따라간다고 말씀 드렸다"며 "차차 보면 아실 것이다. 모든 선택은 열려 있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거침없이 내달리는 윤 전 총장으로선 입당이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당 바깥에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윤 전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는 택시 직행론까지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장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스 먼저 출발해도 택시 타고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언제 들어오라고 으름장을 놓을 필요가 없다. 무의미한 소모전일 뿐"이라며 "버스비 두둑하게 낼 수 있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데 먼저 출발하면 버스 기사만 손해다. 굳이 벌써부터 민감한 표현으로 서로를 견제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 측은 장 씨 개인의 주장일 뿐 윤 전 총장의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새 지도부가 들어선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간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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