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지난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입건돼 현재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에 대해 홍준표 무소속 국회의원이 한마디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했다는 의혹 등으로 수사 대상이 돼 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후 10시 36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제 기억으로는, 제가 검사 시절에는 단 한번도 적용해 보지 않았던, 구성 요건이 아주 까다로운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 직권남용죄가 조자룡의 헌칼처럼 무자비하게 적용됐던 때가 문재인 정권이 적폐 청산 수사를 했을 때"라고 가리켰다.
공교롭게도 이때 수사를 맡았던 인물이 바로 윤석열 전 총장이다. 당시 박영수 특검(특별검사)의 수사팀장으로 일했다.
홍준표 의원은 "그 당시 윤석열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수석, 장관 등 박근혜 정권의 모든 사람들에게 무자비하게 적용했던 것이 직권 남용죄였다"며 "그런데 그 직권남용죄를 공수처가 윤석열 전 총장에게 적용해 수사를 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직권남용죄로 일어선 윤석열 전 총장이 직권남용죄로 수사를 받는다니"라며 "혐의 유무를 떠나서 참 아이러니한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직권남용죄로 '일어섰다'는 의미는 박근혜 정권 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고 검사장급 승진을 앞두고 대구고검·대전고검 '평검사'로 좌천되는 등 검사 인생이 별 볼 일 없이 끝나가는듯 했던 윤석열 전 총장이, 해당 수사 이후 문재인 정권에서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하고 2019년에는 검찰총장으로도 임명되며 출세 가도를 달린 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서 홍준표 의원은 "혐의가 있다면 부메랑이고, 혐의가 없다면 그건 정치 탄압"이라며 어떻게 보면 관조적인, 또 어떻게 보면 일종의 견제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전자(혐의가 있다면 부메랑)의 경우 윤석열 전 총장은 지금 가진 보수 진영 대권 구도에서의 선두 입지를 잃는 것은 물론, 대권 구도에서 아예 퇴출될 수 있다. 이 경우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참고로 '부메랑'에서는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일부 정치인에게 제기된 '배신자 프레임'과도 닮은 맥락이 엿보인다.
후자(혐의가 없다면 정치 탄압)의 경우 윤석열 전 총장은 물론 보수 진영 대권 구도 자체에 힘을 실어주면서, 대선 판 자체를 뒤흔드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이 역시 보수 진영 대권 구도의 한 축인 홍준표 의원도 반길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