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 "윤석열 수사, 조국만큼만 털라는 목소리에 반대"

입력 2021-06-10 19:00:39 수정 2021-06-10 19:34:12

류근, 윤석열, 조국. KBS
류근, 윤석열, 조국. KBS '역사저널 그날' 홈페이지, 연합뉴스
류근 시인 페이스북
류근 시인 페이스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10일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해 진보 성향 류근 시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짧게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 45분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는 같은 피의자 신세가 된 윤석열 전 총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의 '수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류근 시인은 "윤석열 님의 공수처 수사가 개시됐다고 한다. 대선 전 MB(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던 특검의 트라우마가 구역질처럼 고개를 든다"며 "지금 공수처 역량으로 과연 제대로 된 수사가 가능할 것인가. 오히려 그에게 탄탄대로를 깔아주는 역할을 자임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공수처는 검사가 정원 25명(처장 등 포함) 가운데 13명으로, 현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채 의혹 사건, 이규원 검사 윤중천 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사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전 총장 사건 수사도 더해지면서 인력 부족 등 역량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윤석열 전 총장 사건 수사에 수사력이 집중되기 힘들고, 이게 부실 수사로 이어지며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는 등의 결과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로 읽힌다.

그러면서도 류근 시인은 "그러나 이제 여기서 어쩔 것인가. 촛불시민의 염원으로 불씨를 살린 공수처, 촛불시민의 힘으로 믿고 응원해야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석열 님에 대해서 조국 전 장관 만큼만 탈탈 털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다"고 전하면서 "나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그것은 짐승과 악마의 사냥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류근 시인은 자신이 언급한, '글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경우' 자칫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로부터 오해를 받을 소지도 있는 '반대'의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풍자적 표현이 엿보인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상식을 저버려선 안 된다. 인간답게, 인간의 방식으로 (조국 전 장관의)딱 절반만 하자"라며 "절반만 털어도 보통의 생명체라면 뼈만 남는다. 뼈는 남겨야지. 그걸 우리는 유골이라 부른다"고 했다.

한편, 공수처는 지난 4일 윤석열 전 총장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받는 혐의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 방해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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