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없는 땅 "개발된다" 속여 86억 챙긴 기획부동산

입력 2021-06-10 14:52:25 수정 2021-06-10 22:16:55

3-6배 부풀려 230명에게 판매…사기 일당 29명 기소

대구지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검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부장검사 고형곤)은 10일 개발 가치가 없는 부동산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한 후 개발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속여 판매해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획부동산 업체 회장 A씨 등 2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대구지사장 B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를 비롯해 서울, 인천, 천안 등 전국 6곳에 지점을 차린 뒤 개발제한구역, 군사보호지역, 비오톱 1등급 토지(특정 동식물의 서식지로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지역) 등 저렴한 땅을 3~6배 부풀린 가격으로 230명에게 팔아 8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소액으로 땅을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토지를 쪼갠 뒤 각 지점에 판매 수량을 할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노인, 가정주부 등 부동산에 별다른 지식이 없는 이들을 '일당 7만원을 받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로 영업사원으로 입사시킨 뒤, 790억 규모의 무등록 다단계 판매업을 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맹지나 산꼭대기 등 가치 없는 땅을 주변 개발 호재로 포장하는가 하면, 정치인 등 저명인사도 땅을 샀다는 허위·과장 교육도 수차례 실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개발 가능성이 없는 토지를 판매한 법인 사무실 등을 수차례 압수수색한 끝에 전국적인 불법 다단계 사기 조직을 적발했다"며 "운영진들은 범죄 수익으로 고가의 외제차를 운행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을 추징하고 은닉 재산은 추적하는 등 범죄 수익 환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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