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박근혜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 대구서 승부수

입력 2021-06-03 17:08:36 수정 2021-06-03 18:25:05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 연설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3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말했다.

보수 텃밭이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가장 강한 대구에서 이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소신을 밝히면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 합동연설회 정견발표를 통해 "제 손으로 탄생에 일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비판했으며, 국가가 통치 불능의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그 시점에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론 형사재판에서 '경제적 공동체론' 등이 적용되면서 대통령에게까지 형사적 책임이 이르는 것은 이례적이라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치열하게 법리를 다툰 사안이기에 그 판단을 존중한다. 그 법리가 문재인 정부와 그 뒤를 따르는 인사들에게도 적용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탄핵에 대한 제 복잡한 입장이 정치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우리는 큰 통합을 이룰 수 있다.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는 다시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 부패에도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고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해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서는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동안 공적 영역에서는 꺼낼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어차피 문 대통령은 본인 판단으로 결정할 것이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격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며 "다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사로운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겠다. 성실하고 겸손하게 직을 수행해 그가 이준석을 영입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평가를 두루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탄핵에 대해 각자의 다른 생각과 공존하실 수 있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할 많은 주자의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주고 그들을 과거 속에 묶어두지 말아달라"며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달라. 그러면 대구경북 시도민과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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