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분간 간담회, 기념사진·시계 선물 20분 할애
문 대통령 "단합해야 지지 생겨"…고영인 "한미회담 성과에 감사"
국민의힘 "교언영색하기 급급"
더불어민주당 초선 국회의원 68명이 3일 청와대를 방문했으나 "문재인 대통령 시계만 받고 돌아왔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번 만남이 초선 의원들의 건의로 이루어진 때문에 청와대 인사 난맥이나 부동산 정책 혼선 등 국정에 대한 민심을 전하는 '쓴소리'가 나올지 관심이 쏠렸으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회원 68명 간 간담회가 93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좋은 가치를 가진 진보가 이를 구현하는 정책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부적으로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진다. 그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입시비리 의혹 관련 사과 논란, 앞서 불거진 '문자 폭탄' 논란 등을 의식한 듯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마무리 발언에서 "역대 정부가 하지 못한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이 아직 완결된 것은 아니나 방향을 잡았다"면서 "궁극적으로 완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이 주장해온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재천명한 셈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 메시지에 여당 초선 의원들은 작아졌다는 지적을 낳았다. 당장 초선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고영인 의원부터 "대통령께서 초선의원 간담회 요청을 보고받자마자 일체 망설임 없이 바로 수락해준 점과, 한미정상회담의 큰 성과에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20분 간 자유토론에서 문 대통령에게 건의한 의원은 68명 중 12명(18%)이었다. 언급된 내용은 ▷자영업자·중소상공인·청년들을 포용할 수 있는 재정 정책 필요성 ▷군 부실급식 문제 해결 등 장병 처우 개선 ▷신재생에너지 정책 부활 ▷청년 일자리와 청년 주거 국가책임제 등 정책 제안이 전부였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과감한 조직개혁 건의가 있었을 뿐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부동산 공시가격이나 세제 개편 언급은 없었다. 손실보상법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 소급 보상 논의도 없었다.
애초 간담회 목적이 바닥 민심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욕이 큰 초선 의원들이기에 국민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께 과감히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8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교언영색(巧言令色·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하기 급급했다"고 혹평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 말미에 문 대통령은 초선 의원 68명과 한 명씩 기념사진을 찍고 선물로 대통령 서명이 인쇄된 손목시계를 전했다. 여기에만 20분이 할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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