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싱가포르'의 국호 표기를 '싱가폴'로 잘못한 영상을 올렸지만 조회수를 핑계로 영상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뒤늦게 드러났다. 청와대 외교 라인의 공직 기강 해이가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2019년 11월 청와대 유튜브 채널에 '한 번 들으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아세안 송'이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독도는 우리 땅' 음에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참가국호를 넣어 고민정 당시 대변인과 시민이 함께 부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참가국을 쉽게 외워보라는 취지였다.
문제는 참가국 가운데 싱가포르의 표기법이 잘못 올라갔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싱가포르를 싱가폴로 표기한 자막을 넣었다. 싱가포르의 정식 국호는 싱가포르공화국이다. 줄여 부르더라도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싱가포르로 표기해야 한다.
외교부는 이 사실을 파악하고 청와대로 수정 요청을 보냈지만 청와대는 이 수정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유튜브는 자막 수정이 불가능하다. 수정하려면 영상을 내렸다가 수정해서 다시 올려야 하는데 이미 조회수가 좀 나와서 영상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직 기강 해이가 이번 청와대 외교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달 30일 열린 탄소중립 및 지속가능발전 관련 국제사회의 결속을 다지는 2021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서울 정상회의 때 서울 소개 영상에는 서울이 아닌 평양의 능라도 전경이 담겨 논란이 증폭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P4G기획단이 외주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영상이다. 영상에 짧게 평양이 포함됐는데 특별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제작에 관여한 영상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통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정도 규모의 행사는 리허설만 서너 차례 하고 수십 명이 이 영상을 본다. 아무도 이걸 걸러내지 못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부 행사지만 대통령이 나오면 행사의 최종 책임자는 청와대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