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고, 안을 수 있어서 감사" 1년 만에 만난 노부부 눈물로 포옹

입력 2021-06-01 17:54:28 수정 2021-06-01 18:06:54

경북지역 요양병원 첫 대면 면회

경북 안동에 위치한 경북도립요양병원에서 첫 대면 면회가 이뤄진 1일 1년 여 만에 만난 남편A(87) 씨와 아내B(78) 씨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안부를 물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에 위치한 경북도립요양병원에서 첫 대면 면회가 이뤄진 1일 1년 여 만에 만난 남편A(87) 씨와 아내B(78) 씨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안부를 물었다. 김영진 기자

1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경북도립요양병원에서 첫 접촉면회가 시행된 가운데 1년 여 만에 만난 신랑 A(87) 씨의 다리를 아내 B(78) 씨가 주물러 주고 있다. 김영진 기자
1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경북도립요양병원에서 첫 접촉면회가 시행된 가운데 1년 여 만에 만난 신랑 A(87) 씨의 다리를 아내 B(78) 씨가 주물러 주고 있다. 김영진 기자

1일 오후 4시 경북 안동 경북도립요양병원.

지난해 6월 이 병원에 입원한 A(87) 씨는 이날 사뭇 긴장된 표정이었다. 평소 쓰지 않던 모자도 착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원 후 1년간 생이별했던 아내 B(78) 씨와의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대면 면회로 유리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영상통화나 전화를 해왔지만, 실제로 입원 후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씨는 남편 A씨를 하루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진작 마친 후 14일을 보냈다. A씨도 1차 접종을 완료하고 2차 접종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이날 노부부는 단독으로 마련된 병실에서 오랜 만에 해후를 나눌 수 있었다. 진한 포옹과 함께 부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오늘은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고 방금 봤는데 또 보고 싶으면 어쩌나 걱정"이라면서 "이산가족의 심정이 이러할 지 무척 설레고 기분이 좋다. 자주 손도 잡고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게 돼 즐겁고 감사하다"고 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대상자의 경우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의 대면 면회를 가능하도록 완화하면서 경북지역 일부 시설에서 대면 면회가 간간히 이뤄졌다.

다만 면회객과 입원환자 중 최소 한쪽이 코로나19 2차 백십접종 완료 후 2주가 경과한 뒤 사전 면회신청을 해야 하는 탓에 면회객이 늘어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의 경우 2차 접종을 지난달 20일부터 시작, 28일 완료했기 때문에 대부분 접종 완료 후 2주의 기간을 채우려면 다소 시일이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요양병원마다 면회 가능 대상자들이 대면 면회 날짜를 잡기 위해 앞다퉈 문의를 하는 바람에 온종일 전화가 불이 났다.

요양시설 내 환자 및 종사자 75%가 접종을 완료하면 면회가 가능해 대상 시설이 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묻는 전화도 빗발쳤다. 일부 보호자는 대면 면회가 즉시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병원을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안동·예천지역 일부 요양병원은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자 안내 문자를 통해 "아직 면회가 불가하다"고 일괄 고지하기도 했다.

면회 사전예약 신청자 A씨는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지 않아 8일 정도 더 기다려야 되지만,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안고 손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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