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두산전. 두산이 6-0으로 앞선 상황에서 두산 김태형(54) 감독이 그라운드에 직접 등장했다.
투수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벌어진 일이다. 홍건희는 8번 조한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유장혁을 삼진 처리했고, 이어 정은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1사 1,2루 실점 위기에 최재훈이 타석으로 들어섰다. 초구 바깥쪽 낮은 볼(151km 속구)-2구째 낮은 스트라이크(151km 속구)-3구째 몸쪽 낮은 볼(150km 속구)-4구째 파울(151km 속구)을 기록했다.
계속해서 코너워크를 의식하는 볼 배합을 시도한 두산 포수 최용제(30)가 5구째 '몸쪽 높은 공'을 요구했다. 그러자 150km의 속구가 미트에 꽂혔고,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은 채 3-2 풀카운트가 됐다.
이때 김태형 두산 감독이 포수 최용제를 더그아웃 근처로 불러냈다. 김 감독은 한동안 최용제에게 이야기를 건냈다. 이후 두산은 6구와 7구를 파울로 끝내고, 8구째 149km 속구로 루킹 삼진을 유도했다. 경기는 두산의 9-3 승리로 막을 내렸다.
포수 출신의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포수 최용제에게 어떤 주문을 한 것 일까. 김 감독은 스타뉴스를 통해 "볼카운트 2-2에서 몸쪽 높은 공 사인을 내길래 쓰러질 뻔했다"라고 호탕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점수가 6-0인데, 왜 높은 볼 사인을 내는가. 한가운데로 타자의 방망이가 나오게 하는 리드를 해야지. 근데 자꾸 타자가 못 치게 하는 리드를 하는 거다. 구석구석 꽂는 리드를 하더라"며, "(최)용제가 열심히 하지만 가끔 보면 상황에 안 맞는 리드를 한다. 6점 차 1,2루. 볼카운트 2-2에서 몸쪽 높은 공을 던져 3-2를 만든다? 삼진을 잡으려고 속인다? 이럴 상황이 아니다. 빨리 방망이가 내도록 유도해 결과를 나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투수도 감을 찾는다. 타자가 방망이를 치지 않으면 투수도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흔들리면서) 볼, 볼 던질 때 (타자가) 높은 공을 쳐주면 감을 잡을 수도 있다. 볼 배합이 아니라 포수는 리드를 하라는 거다"고 했다.
김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에 나간 것에 대해서는 "제가 답답하니까 (직접) 나갔다. 자꾸 안 맞으려고 하면 안 된다. 가운데로 던진다고 해서 다 안타가 되는 것도 아니다. 들어와야 타자도 친다"고 토로했다.
두산은 올 시즌 24승 21패로 공동 5위를 지켜내며, 7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최주환과 오재일 등 FA 전력 유출 속에서도 김 감독은 팀에 끊임 없이 긴장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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