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놓고 소통 '이준석 돌풍'…조심해야 할 변수는 '말실수'?

입력 2021-05-30 18:44:23 수정 2021-05-30 19:56:38

'자유분방·신선함' 젊은층 국민의힘 지지 상승 분위기
당원 대부분인 50대 향한 공약 필요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큰 지지율 차이로 당내 중진들을 제치고 예비경선에서 1위를 기록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현재 추세라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나이의 보수야당 당수(黨首)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6·11 전당대회까지 남은 경선기간을 고려하면 판세를 출렁이게 할 만한 변수는 언제든지 돌출할 수 있다.

정치권은 돌출 가능한 변수로 설화(舌禍)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점친다. 역대 각종 선거에서도 1위를 달리던 후보가 말실수로 공든 탑을 일거에 무너뜨린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이 후보 선전의 일등공신은 이른바 '엄근진'(엄격·근엄·진지)에서 탈피한 젊은 감각의 톡톡 튀는 매력이었다.

역대 보수당 대표들이 국민을 상대로 보여 온 엄격하고 근엄하며 진지하기만 한 모습이 아니라,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모습에 그동안 보수당과 거리를 뒀던 젊은이들까지 지지자로 합류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 돌풍 이후 국민의힘을 '수구꼴통'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현저하게 줄었다"며 "젊은 지도자 출현 가능성만으로도 당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신선함', '재기발랄', '자유분방함'은 '낯섦', '되바라짐', '당돌함'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언제 화살이 돼 돌아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의 한 초선 국회의원은 "지역 당원들은 아직도 당돌하거나 깍쟁이 같은 정치인보다는 과묵하고 믿음직한 대표 감을 선호한다"며 "이 후보가 방심한 틈에 잠시라도 '가볍고 싸가지 없는' 이미지를 풍기면 체통을 중시하는 지역 당원들이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각종 정치현안에 대한 논평 중 '터놓고 얘기해서'라는 뉘앙스로 특정 지역이나 계층을 비하하거나 정제되지 않은 단어 사용으로 입길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30일 합동연설회 직후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국민들께 나타내지 않았고, 그 불통이 민심과의 괴리로 이어졌다"며 "저는 다소 서툴고 때로는 지적을 받더라도 국민들과 깊게 소통하면서 민심 속으로 파고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젊은이들의 성 역할 논란에서 인지도를 급격하게 높였지만, 당원의 대다수인 50대 이상 남성들을 설득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저는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 이상 남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각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제 공약이 가장 피부로 느낄만한 내용이라 자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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