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무제한 요금제면 전화요금 전부 무료 아닌가요?"
1588, 1644, 1800 등 전국 대표번호에 별도 통화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이같은 번호로 시작하는 8자리 콜센터 대표번호에 전화를 걸었다가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것. 최근에는 재난지원금을 받으려 공공기관 콜센터에 전화했다가 전화 요금을 청구 받았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평소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던 부산의 자영업자 A씨는 최근에 재난지원금을 받으려다 요금폭탄을 받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달 통신료로 3만~4만원 정도 나오던 휴대전화 요금이 5만원 넘은 것이다. 이동통신사에 문의해본 결과 A씨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버팀목자금 콜센터와 은행 고객센터로 전화를 한 것이 원인이었다.
A씨는 버팀목자금 콜센터 등 '15'로 시작하는 8자리 콜센터 대표번호는 이통사 통화 무제한 요금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 별도 요금이 청구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관련상담을 받으려고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대부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당 시간 통화를 했고, 요금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A씨는 "고객센터 통화량이 많으면 기다리라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안내 멘트가 되풀이되는데 이 시간에도 요금이 빠져나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상담 직원을 늘리는 등 통화 대기시간을 줄이려 했지만 전화가 밀려 대기 고객에게 요금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566' 등 전국 대표번호를 이용하면 지역에 상관없이 하나의 전화번호로 기업이나 기관의 지점 또는 고객센터로 연결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통 3사가 전국 대표번호로 거는 전화를 부가 통화로 분류해 별도 통화량을 제공한 뒤 이를 초과하면 이용량에 따라 종량 과금한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전국 대표번호는 별정통신사업자가 운영하는 서비스"라며 "통신사 간 상호 접속료를 정산하는 유무선 통화와 달리 접속료를 따로 내야 해 무제한 음성통화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국 대표번호에 대한 전화 요금을 고객이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 형식의 6자리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면 기업이나 기관 등 수신자가 통신 요금을 부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서비스 개시 후 1년간 가입 회선이 50여개에 그치는 등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14○○○○'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전화 출입명부 작성에 이용토록 하면서 회선이 7천여개로 늘리기는 했지만 버팀목자금 등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콜센터 대표번호로 이용되는 사례는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14○○○○ 대표번호를 인지하지 못해 검토를 안 했다"며 "고객들이 인지하기 쉬운 8자리 전국 대표번호를 관행적으로 써왔지만 향후 지원사업 운영 시 수신자 요금부담 전화번호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