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의News픽] '크랩 케이크' 대통령과 굴중(屈中) 종북(從北) 좌파

입력 2021-05-29 06:00:00

한미 정상회담 크랩 케이크 '진짜' 의미?
"중국 가서 설명하라" 크랩 케이크 '인간'
작아지는 중국! 침묵 북한? 어리둥절 文

문재인-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의 오찬 메인 메뉴로
문재인-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의 오찬 메인 메뉴로 '크랩 케이크'가 등장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크랩 케이크 회담'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매일신문DB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박사. 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박사. 사회복지사

▶'크랩 케이크 〉 햄버그', 일본을 이겼다?

지난주 말 진행된 문재인-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이번주 내내 뒷말과 평가가 무성합니다. 그냥 말만 무성한 것이 아니라 '극단적'입니다. 분석과 평가가 객관적이기 위해선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상당해야 하는데 왠지 접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결론은 두 가지 입니다.

극단적 평가를 하는 두 편 중 한 편이 틀렸거나, 아니면 둘 다 틀린 경우입니다. 한 편에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개인적으로 '크랩 케이크'와 같다는 분석과 평가를 해 봅니다. 잘 아시다시피 크랩 케이크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오찬' 메뉴로 먹은 음식입니다.

한미 정상간 오찬 식탁에 오른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는 미국 동부 대서양의 체서피크만에서 주로 나는 꽃게살을 이용하는 어묵과 비숫한 음식이라고 합니다. 게살, 빵가루, 마요네즈, 머스타드, 계란 등을 섞어 볶거나 굽거나 튀겨 요리합니다. 대충 재료와 요리법만 봐도 어떤 요리일거라는 게 짐작가실 줄 압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찬을 겸해 37분간 진행된 단독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메뉴를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20분간 '햄버거' 회담을 한 것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이 '더 오랫동안' '훨씬 격이 높은' 대우를 받았다는 뉘앙스가 다분히 풍기는 해석입니다.

또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첫 외국 방문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을 갖게 된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노(No) 마스크' 회담을 강조한 것은 스가 일본 총리가 마스크를 쓰고 미일 오찬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찬의 '내용'과 '형식' '시간'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일본 총리보다 '훨씬 더 나았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코로나19 백신입니다.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마스크를 벗고 가까이 앉아 회담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해 집니다. 궁금하더라도 '한미동맹'의 특수성으로 이해하고 넘어갑시다.

▶한 끼 식사 대용 햄버거 Vs. 간식거리 크랩 케이크???

그런데 생각해보면 또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앞에서 크랩 케이크의 재료와 요리법을 말씀 드릴 때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크랩 케이크는 오찬의 메인 메뉴라기 보다는,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에피타이저나 식사가 끝난 뒤 입가심하는 디저트로 더 적당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식사 시간을 한참 넘긴 시점에 열린 만큼, 이미 양국 정상이 배를 채운 뒤 가볍게 '크랩 케이크'를 놓고 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미 정상간 '간식' 회담을 열었다고 할 수는 없으니, '오찬' 회담으로 이름 붙였다고 해도 납득할 만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아무리 정상회담이긴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끼리 정답게 식사를 한다는 것은 좀 꺼림칙할 수 있다는 점 충분히 공감합니다. 미일 정상회담 때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햄버거를 앞에 놓고 마스크를 쓴 채 대화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음식을 먹을 수는 없으니,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식사'보다는 '대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햄버거 정상회담은 격(格) 떨어진다'는 비판이 부당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햄버거는 한끼를 간단히 때울 때 주로 먹는 간편식입니다. 정상회담 오찬 메뉴로는 아무리 코로나19 상황이라지만 좀 과한(?) 느낌은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오찬 정상회담'은 성립됩니다.

게살 가득 크랩 케이크 요리 모습. 매일신문DB
게살 가득 크랩 케이크 요리 모습. 매일신문DB

'오찬' 정상회담 메뉴로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준비했다"는 청와대의 설명 역시 좀 과한(?) 느낌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그렇게 깊이 고려했다면 '킹크랩 요리'를 메인으로 준비하는 것이 보다 더 합당해 보입니다. 만일 '킹크랩'이 메인 요리로 나왔다면 정상회담 시간에 관계 없이 명실상부한 '오찬회담'이 되었을 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크랩 케이크는 음식의 수준으로 판단해 볼 때, 아무리 높게 쳐줘도 '간식' 회담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혹시 일본 국수주의자들이 '스가 총리가 햄버거 오찬 정상회담으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크랩 케이크 간식 정상회담을 이겼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랩 케이크', 간식 회담의 진정한 의미는?

정상회담은 '내용' 못지않게 '의전(형식)'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떤 때는 '입에 발린 외교적 수사'보다 '의전'과 '형식'이 더 많은 '진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경영해온 패권국입니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습니다.

그래서 왜 미국은 '오찬' 회담이란 명분을 내걸고 실제로는 '간식' 회담을 가졌으며, 메인요리라는 명분으로 디저트 간식거리인 '크랩 케이크'를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앞에 내놓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외로 해답(?)을 간단히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구글에 문재인-바이든 대통령 정상회담에 등장한 'crab cake'를 치면 연관검색어 1위로 'slang(속어)'이 나옵니다. 미국인들은 '크랩 케이크'라고 하면, '맛있는' 요리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속어'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 속어의 의미가 놀랍습니다. '우리 패거리도 아니면서 근처에 와서 빌빌거리고 절대로 꺼지지도 않는 놈'이란 의미입니다.

한국 주류(?) 언론들의 분석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미국방문을 통해 그동안 손상됐던 한미동맹의 상당 부분이 복원됐고, 또 미국 측에서 그렇게 판단한다면 미국 측에서는 결코 '우리 패거리도 아니면서 근처에 와서 빌빌거리고 절대로 꺼지지도 않는 놈'이란 의미로 '크랩 케이크'를 내놓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청와대의 설명처럼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한 배려'라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무슨 말을 했든지 간에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는다'면 '크랩 케이크'의 의미는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때문에 외교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라'는 격언이 있나 봅니다.

▶크랩 케이크 '같은' 문재인 정권 똘마니?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을 명시하고, "남중국해 및 여타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 받지 않는 상업 및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한다"는 문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미 공동성명에 대만이 명시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고,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역시 중국 측에서 꺼리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미일 공동성명에서도 대만 문제가 52년 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대(對) 중국 압박'을 가장 중요시 했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에 '동의' '동조'했다는 의미입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백신협력, 미사일 주권, 한미 정상회담 성과 환영합니다'를 배경으로 송영길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적지 않은 분들이 예상했던 대로 '크랩 케이크 같은' 인물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되자마자 등장했습니다. 소병훈 집권 민주당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SNS에 "문재인 대통령 귀국 길에 주요 수행원 중 한 사람은 중국에 들러 회담과 관련해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크랩 케이크' 같은 인물에 대한 비난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이냐' '중국에 들러서 뭘 설명하란 것인지 설명하라' '시진핑에게 외교기밀을 보고하란 얘기냐' '중국 첩자냐' 등의 울분이었습니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하면서 "글을 올린 취지와 본질을 벗어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만' '남중국해'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인도태평양' 등 중국이 민감해 하는 단어들이 담긴 한미 공동성명에 대해 중국은 당연히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중국은 공동성명 내용에 우려를 표한다. 관련 국가들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하고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대만 문제는 완전히 중국 내정이고,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이라는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해서 하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26일 MBC 시사프로그램이 출연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관련 내용이 한미 공동성명에) 아예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중국과 미국이 화해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중간 나라들이 좋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또 "미국이 자꾸 그룹(쿼드)을 만들어 중국을 포위하려는 경향이 많이 있는데 (한국이) 우리 입장을 많이 고려해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습니다.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굴중(屈中) 좌파는 중국의 심기불편을 걱정해 사람을 보내 설명하자고 하는데, 그동안 '무례'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언행이 오히려 조심스럽습니다. 중국이 대노(大怒)할 줄 모른다는 굴중(屈中) 세력의 우려와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국입니다. 역사를 조금만 공부해 보면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겐 무한히 관대하고 자비로운 중국의 속성'을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방문 당시 중국 정부가 '문재인 정권은 굴중(屈中) 세력이 아니다'라고 판단했었다면, 결코 문재인 대통령이 '혼밥하는 신세'가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융숭한 대접을 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꼽는다면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굴중(屈中) 좌파의 시각에서 보면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이 난리를 쳤는데, 중국을 직접 공격해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이번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와 관련해 중국이 전쟁이라도 할 듯 나댈 것'이라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가 더 걱정될까요, 중국 주요 도시들을 단 한 발에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더 무서울까요. 방어용 무기보다 공격용 무기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이것이 중국이 '사드'에는 난리를 친 반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는 침묵하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의 한미동맹이 와해되는 듯 할 때는 큰소리 치다가, 한미동맹이 다시 외견상으로나마 봉합되는 양상을 띠자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이 중국의 본성입니다.

'중국은 큰 산, 우리는 작은 산'이라는 인식을 가진 대통령은 중국 서민식당에서 '혼밥'하는 신세를 면키 어렵고, '중국은 태산, 우리는 에베레스트산'이라는 지도자는 '3시간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스스로 '크랩 케이크'가 되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한미동맹'과 '백신협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당장 급한 국민들에게 줄 백신을 하나도 더 추가 확보하지 못했는데 무슨 백신협력이 성과냐?"는 비판이 있습니다만, 한국군에게 제공될 백신 55만명분도 성과라면 성과일 수 있습니다. 군인들도 우리 국민입니다. 멀리 태평양을 건너갔다 오신 대통령의 노고를 생각해 성과로 너그럽게 받아들이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5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하신 대통령의 말씀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미국 측도 북-미 관계를 고려해 판단하지 않겠나, 코로나19로 대규모 군사훈련이 어렵지 않겠느냐.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 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고 연합훈련의 시기나 방식, 수준에 대해서는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2019년에는 대북 협상을 한다는 핑계로,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핑계로 한미 연합훈련을 '컴퓨터 게임'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이 '게임동맹'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에서 한국군에게 제공한 55만명분 코로나19 백신은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로 한미 동맹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한국군에게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은 미군을 위한 것이다'라는 설명이 이를 증명합니다. 코로나19 걱정 없이 한국군과 미군의 합동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 것입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에이, 이 크랩 케이크 같은X"라는 말이 미국 측에서 나올 수 있는 걱정스런 말씀입니다. '좋아하는 해산물로 만든 크랩 케이크를 맛있게 먹는 사람'이 될지, '크랩 케이크 같은X'가 될지는 오로지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크랩 케이크' 같은 인물들의 '크랩 케이크스러운' 내맘대로 발언들이 대북 정책과 관련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마치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종북(從北)이 굴중(窟中)을 이긴 것처럼 보입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으로)남·북·미가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충분한 여건이 마련됐다. 통일장관으로서 그동안 단절된 대화 채널 복원과 대화를 재개하는 과정을 착실히 밟아가겠다"고 했습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 메시지"라고 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싱가포르 회담'이 언급되었다고 해서 문재인 정권이 이를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부문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측에서 '정확히' 어떤 말을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정확한 조건을 알지 못하면 김정은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23(현지시간) ABC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다만 북한 측으로부터의 명확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공은 그들(북한)의 코트 안에 있다"고 분명하게 해설을 해주었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방점'은 앞부분이 아니라 뒤의 '다만' 이후에 있습니다. 초등학교 3, 4학년 수준의 문해력만 있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그런데도 종북(從北)주의자들은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것같아 걱정입니다.

문재인-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 모습. 매일신문DB
문재인-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 모습. 매일신문DB

▶특등 머저리 '삶은 소대가리'의 기괴한 결과에 충격 받은 북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어떤 지는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의 반응에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습니다. 만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문재인 정권 인사들 말처럼 남북대회에 긍정적이라면 북한은 최소한의 '반응'을 내놓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면 '비난'하는 반응을 했을 것입니다. 북한의 비난 성명보다 더 골치아프고 부정적인 것은 '침묵'입니다. '너무 너무 실망해서 이제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문재인 정권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데일리NK는 24일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과 긴급 인터뷰를 했다면서 '북한 내부의 평가'를 전했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이해자료로 한 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문: 조선 측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답: 한마디로 영양가 없는 회담이었고, 여전히 (대미 협상 문제는)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문제라는 결론이 나왔다.…남조선(한국) 당국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자찬하고 있는데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우리(북한)가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문: 조선이 원하는 대화의 조건은 무엇인가?

답: 첫째 조선의 주권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즉 국교 정상화이다. 둘째는 인권문제를 건들지 말라는 것이다. 있지도 않은 일본 납치자 문제를 포함해서 남조선과 미국이 우리의 인권 문제를 걸고드는 것은 주권침해다. 셋째, 핵은 미국 같은 나라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가지면 좋은 무기가 되고 조선이 가지면 나쁜 무기라는 국제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 한국 정부의 노력을 어떻게 보나?

답: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에서 했던 약속들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고 연합훈련 중단도 한반도 비핵화도 이끌 수 없다는 것을 4년 동안 여실히 드러냈다. 남조선 괴뢰 수장은 실천은 없고 말만 번지르하다는 게 우(위·당국, 김정은〈편집자주〉)의 판단이다.

독자 여러분은 북한 고위 간부의 (요약한) 인터뷰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고위 간부의 '말'이 북한 당국의 실제 인식이라면, 자칫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판 크랩 케이크 같은 X'가 될 위기에 빠져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크랩 케이크' 한미 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을 '크랩 케이크를 맛있게 먹은 대통령'으로 기억하게 할지, '크랩 케이크 같은 대통령'으로 추락시킬 지는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북한 정책으로 밝혀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크랩 케이크' 한덩이 내놓고 정상회담 '오찬' 메인 메뉴라니, 좀 심했던 것 같습니다. 햄버거 오찬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수록 잘 먹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코로나 블루에 빠져들지 않도록 반드시 하루 3끼 잘 챙겨 드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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