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아우슈비츠 생존자 수용번호 '70072'에 입맞춘 교황

입력 2021-05-27 15:15:02

수요 일반알현서 폴란드 출신 막시모비치와 특별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수요 일반알현 때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폴란드 출신 여성 리디아 막시모비치의 왼팔에 새겨진 수용자 번호에 입을 맞추고 있다. 교황청 홍보실 제공.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수요 일반알현 때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폴란드 출신 여성 리디아 막시모비치의 왼팔에 새겨진 수용자 번호에 입을 맞추고 있다. 교황청 홍보실 제공.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수요 일반알현에서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바티칸 사도궁 옆 '산 다마소' 안뜰에서 열린 일반알현에는 폴란드 출신 여성 리디아 막시모비치(81)가 자리를 함께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 현장인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왼팔에는 아직도 수용자 번호 '70072'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막시모비치는 만 3세가 채 되지 않은 1943년 당시 거주하던 벨라루스에서 가족과 함께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 수용소에서는 악명 높은 나치 의사 요제프 멩겔레의 생체 실험 대상이 되기도 했다.

1945년 종전 후 막시모비치는 부모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폴란드의 한 가톨릭 신자 가정에 입양됐다. 이후 18세가 된 1960년대 초 연락이 두절됐던 친모와 극적으로 재회해 화제가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의 상징인 수용자 번호 때문에 이 만남이 가능했다고 한다.

교황은 이날 막시모비치가 수용자 번호를 보여주고자 소매를 걷어올리자 허리를 숙인 채 번호에 입을 맞춰 주목을 받았다. 이어 막시모비치의 머리에 손을 얹고 한동안 얘기를 나눈 뒤 길지 않은 만남을 마무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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