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손정민씨 유가족이 "진실을 구하고자 한다"며 친구 A씨와 관련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26일 손씨의 유가족은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은 "A와 그 가족에게 만약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관해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찰에게는 실체적 진실을 뛰어넘어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유가족은 처음 실종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정민이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정민이를 찾을 수 없었고, 기댈 곳은 마지막까지 함께 있던 A밖에 없었다"며 "처음 정민이의 실종 사실을 알게 됐을 때 A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갖지 않았고, 오히려 '너도 많이 놀랐겠구나'라며 A를 배려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종 사흘째 되던 날 우연히 경찰관을 통해 A와 그 가족이 실종 당일 새벽 3시 37분경 부자간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숨긴 것을 알게 됐고, 이 외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A와 그 가족의 여러 행동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돌이켜보면 다른 친구들은 정민이를 찾기 위해 반포한강공원을 누볐음에도 A는 단 한 번도 공원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입장문에는 불거진 의혹 중 손씨의 술버릇과 실족 가능성, 혈중알콜농도 등에 대한 해명도 담겼다.
유가족은 "술에 취하면 잠드는 정민이의 술버릇 때문에 신입생 때 경찰에 위치추적을 부탁한 적이 있다"며 "이런 일로 주의를 주고 사고방지와 경각심을 갖게 하고자 위치 앱을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실족 당일은 격주로 계속되던 시험과 6주간 해부학실습과정이 끝난 첫 주말이라 친구와 나간다는 걸 말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술자리를 갖거나 술버릇이 있는 모든 아이들은 다 죽어서 돌아올 거라고, 그래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이 이를 유가족에게만 알려주고 공식적으로 공표하지 않았으며, 경찰로부터 익사 주검은 부패 등으로 인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어서 '지난달 25일 새벽 2시에 촬영된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만취 상태'라고 답을 대체해온 것"이라 설명했다.
실족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지형을 고려할 때 실족으로 인한 익사 가능성도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친구 A씨와A가족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사건 당일 새벽 3시 반~4시 반 사이에 손씨가 입수하게 된 어떤 사건이 있었고, 사건에 A씨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유가족이 제기한 의혹이다. 그 근거로 유가족은 A씨가 손씨의 어머니에게 손씨의 휴대폰을 건네주며 "정민이가 언덕에서 넘어져 끌어올리느라 힘들었다"고 강조한 점, 다음 날 저녁 만남에서도 A씨가 "(손씨가) 신음을 내며 '악' 하면서 굴렀다. 그걸 끌고 올라오느라 제 옷, 신발 보면 아예 흙이다. 평지가 있고 언덕이 있고 강이 있잖나. 거기 자빠져서 그걸 끌어 올렸을 거다"라고 답한 점 등을 꼽았다.
또 사건 당일 새벽 5시 이후 A가족이 한강공원에 도착했을 때 15분 이상 강 비탈을 번갈아 오르내린 점도 수상하게 봤다.
유가족은 "A는 물론 A 부모 또한 강 비탈에서 어떤 심각한 사건이 있었음을 이미 알고 있던 거로 보이고, A 입장문 내용처럼 '자고 있을 것이라 판단해' 직접 찾으러 나왔고, 내내 블랙아웃 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정민이를 찾으러 새벽 5시에 가족 모두가 서래마을에서 한강까지 뛰어나올 정도의 상황이라면 112나 119에 신고하거나 바로 인근에 거주하는 정민 부모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A가족은 이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 대응에 대해서도 "유일한 관련자인 A에 대한 조사가 늦었다"며 "실종 당시 아침 A의 혈중알코올농도, 몸의 상처, 다툰 흔적 등은 조사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 했다는 데에도 반박했다. 유가족 측은 "사건 당일 소지하고 있던 아이패드를 의류와 노트북 등을 함께 제출하지 않고 4일이 지난 5월 9일에서야 제출한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또 A씨가 주요 증거가 될 수 있는 에어팟도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이 사건의 유일한 관련자인 A의 진술 확보를 위해 수사 집중을 요청한다"며 영상분석, 거짓말탐지기, 프로파일러 추가면담 등을 요청했다.
또 "A는 밤늦게 정민이에게 갑작스러운 술자리를 제안했고, 또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음에도 실종 이후 단 한 번도 정민이를 찾기 위해 현장에 오지 않았다"며 "장례식장에도 정민 부의 언론 인터뷰로 인해 마지못해 한밤중에 어른을 앞세워 찾아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유가족은 "앞으로 영원히 '일상으로의 복귀'가 불가능하지만 지금도 정민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유가족의 입장에서 아직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원한다"는 A 변호인의 반복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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