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선거마다 이기는 장수"-홍문표 "경험 활용해 새 변모"-윤영석 "통합·포용의 리더십"
조경태 "상대 잘 아는 게 중요"-나경원 "시행착오로 지혜 쌓아"-이준석 "젊은층 줄세우기 극혐"
김웅 "청년 미래 주고자 정치"-김은혜 "당의 얼굴부터 바꿔야"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 나선 당권 주자 8인은 25일 비전발표를 통해 정권 교체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중진들은 정치적 경륜을, 신예들은 변화와 도전을 강조하며 각자 경쟁력을 부각했다.
◆중진, 대선 승리는 정치 경륜에서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자 비전발표회를 진행했다.
추첨한 순서에 따라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주어진 비전발표 시간 5분 동안 자신의 '경험'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는 "제가 관여한 선거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 없고 이겼다"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전쟁 경험이 없는 장수, 패배를 반복한 장수를 선택하겠나. 선거마다 이기는 장수, 바로 제가 최고의 장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전 원내대표는 "복잡한 야권 통합·후보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풍부한 경험을 가진 진정한 프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0선·초선의 당 대표 도전을 "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긍정 평가하면서도 "패기 하나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경륜과 패기의 조화"라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4선 홍문표 의원도 '경륜'을 강조했다.
그는 "10개월 동안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경륜과 경험, 체험을 통해서 새로운 정당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실패한 장수를 다시 전쟁에 쓰는 것은 전쟁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쟁 상대인 나경원 전 의원을 견제했다.
3선 윤영석 의원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의 본거지 경남 양산에서 당당하게 당선했다"며 "더불어민주당 100명이 나와도 무섭지 않다는 기백과 용기로 의정 활동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민주당을 이기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며 "당을 화합하고 범야권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은 민주당 3선 이력을 내세우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내년 정권 창출을 위해 상대를 잘 아는 조경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통합, 화합, 관용정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운동에 앞장서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발표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 또한 정치 경륜에 초점을 맞췄다.
나 전 의원은 "다음 당 대표가 할 일은 첫째도 정권교체, 둘째도 정권교체다. 가장 아름답고 공정한 경선 관리, 단일 후보 선출을 통해 문재인 정권 폭정을 종식해야 한다"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를 알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쌓인 지혜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 '계파 없는 정치인'이라며 "당 대표가 계파와 무관하지 않다면 공정하고 중립적인 경선도 어려울 것이고, 어떤 외부의 후보도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신진, 변화 필요한 시기 강조
반면 30대 '0선 중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이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제시하는 미래가 대한민국 젊은 세대가 가장 바라는 미래고,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할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중진들을 향해 "더이상 줄 세우기, 계파정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젊은 세대가 '극혐'한다"며 "혹시라도 전당대회 당선 후 당직을 약속한 분이 있다면 즉각 사퇴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검사 출신 초선 김웅 의원은 "수사권 조정이라는 희대의 사기극을 두고 볼 수 없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싸우고 (검찰에서) 나왔다"며 문재인 정권에 맞설 제1야당 대표 적임자를 자처했다. 이어 "대선 승리를 위해 중도로 나아가서 국민에게 일자리, 먹거리, 잠자리를 해결해줘야 한다. 그것이 대선 승리 공식"이라며 "노동자가 한 명이라도 덜 죽게 하려고, 차별과 소외를 시정하고 청년에게 미래를 주고자 정치를 한다"고 했다.
초선 김은혜 의원도 "당의 매력자본을 올려 당내 주자 경쟁력을 올리고 외부에서 오는 분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아울러 최고위원에 도전한 대구경북 출신 김재원 전 의원은 "당의 개혁은 바로 당원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중과 유리된 당심, 당심을 따르면 민심을 거역하기에 당은 망한다는 논리가 횡행한다. 우리 당원은 당을 망치는 존재란 말인가"라고 꼬집고서 "당원의 권리를 꺾는 지도부는 존재할 수 없고 당원의 뜻을 받드는, 당원이 주인 되는 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역시 지역 출신 도태우 변호사는 "당이 진정성 부분에서 취약해 오늘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진정성을 회복해 국민 신뢰 얻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전발표회 이튿날인 26일부터 당권주자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시작한다. 책임당원 선거인단 5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를 혼합해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다. 기탁금 4천만원을 냈지만 하위 3명은 네 차례 권역별 순회 합동연설회, 두 차례 TV토론회 등이 예정된 본경선은커녕 비전발표회 5분으로 모든 레이스가 끝난다.
최고위원은 컷오프 없이 후보 10명 중 4명을 최종 선출한다. 별도 트랙으로 1명을 뽑는 청년최고위원은 5명이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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