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디자인, 비싸도 '내꺼'…MZ세대 사로잡는 ‘신 명품’

입력 2021-05-20 15:34:03 수정 2021-05-20 21:13:17

메종 마르지엘라·아미·메종키츠네…비싸도 새롭고 개성있다면 지갑 여는 MZ세대
하트+A, 여우, RWB 로고 등…기성세대와 차별화, 또래들과는 동질감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층에 오픈한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층에 오픈한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아미' 매장. 현대백화점

메종 마르지엘라, 아미, 폴 스미스 등 이른바 '신(新) 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MZ세대(밀레니엄+Z세대)로부터 크게 사랑받으며 유통업계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신 명품 브랜드는 눈에 띄는 로고 디자인과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 힙한 매장 인테리어 등을 통해 청년들로 하여금 '갖고 싶은' 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 들어 메종 마르지엘라 62%, 아미 358% 각각 매출 ↑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메종 마르지엘라는 지난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4% 늘었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5AC 핸드백과 타비 부츠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다. 일명 '독일군 신발'로 알려진 '레플리카' 스니커즈는 69만원 고가에도 물량이 입고되는 즉시 팔려나가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아크네 스튜디오와 폴스미스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33.4%, 39.3%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1분기 전체 해외 패션 부문 매출 증가율이 21.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신 명품 브랜드가 매출 증가세를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메종키츠네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독일군 신발'로 알려진 메종 마르지엘라의 레플리카 스니커즈. 메종 마르지엘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하는 '아미'는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8% 뛰었다. 아미는 하트와 알파벳 A를 조합한 로고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다.

같은 기간 '크루아상 백' 인기가 높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르메르는 166%, 사선 줄무늬 장식이 인상적인 톰브라운은 41% 각각 상승했다.

여우 로고가 널리 알려진 메종 키츠네도 1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메종 키츠네는 다소 가벼운 느낌이 들면서도 포멀한 프렌치 프레피 룩 중심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고급스러운 색감, 적절한 위치의 포인트 요소, 매년 달라지는 컨셉에 맞춘 개성적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패션 쪽에서 세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하는 브랜드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메종키츠네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MZ세대 팬덤 현상 작용…개성 나타내 주는 역할

이들은 모두 현대적 감각의 고가 패션 브랜드로,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와 구분된다는 점에서 '신 명품'으로 불린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패션업계가 일제히 타격입은 가운데도 신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수직 상승한 것은 MZ세대의 팬덤 현상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MZ세대 소비 경향을 보면 이들은 값이 나가는 물건이라 하더라도 새롭고 개성있다면 큰맘먹고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는 모습이다.

이에 신 명품 브랜드들은 트렌디하고 색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이며 이 같은 젊은 층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선 통통 튀는 로고 디자인으로 MZ세대의 범주화 욕구, 유대감을 자극한다. 톰브라운은 RWB(레드·화이트·블루), 아미는 하트, 메종키츠네는 여우 등 독창적 로고로 기성세대와는 차별화를, 같은 세대와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신 명품 브랜드들은 MZ세대가 스스로의 성향을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에 비춰 드러낼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즉, 특정 브랜드를 소비하는 이는 그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개성이나 색채를 드러내고 있음을 느낀다. 르메르는 '절제된 편안함', 메종키츠네는 '세련된 발랄함', 아미는 '심플한 활력' 등을 상징한다.

이 밖에 수입 업체들도 수년 전 이들 해외 브랜드를 들여올 때 편집숍·안테나숍을 통해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개해 왔다.

신 명품 브랜드들은 앞장서 MZ세대와 소통하려 하고 있다. 누구라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고자 하는 기성 명품과 달리, 신 명품은 MZ세대가 '힙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매장을 내거나 입점하는 식으로 비교적 접근성을 높이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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