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인 19일 울산 울주군 한 농장에 곰이 출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출현 5시간 만에 곰을 안전히 포획했는데 이 곰은 야생이 아니라 사육 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4분쯤 울산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의 한 소규모 농장 텃밭 주변에 곰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곰이 민가로 내려가지 않도록 안전 조치하고, 국립공원 생물종보존원(이하 보존원) 등 유관기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곰은 농장에서 설치한 울타리와 주변 산을 어슬렁 거리면서도 119대원 등 사람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위협적인 행동은 없었으며, 냄새를 맡거나 사람들이 던져준 바나나 등을 얌전히 받아 먹는 등 사람을 겁내지 않았다.
곰은 이날 오후 4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한 보존원 관계자가 마취총을 쏴 곰을 안전하게 포획한 상태다. 다행히 곰으로 인한 민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곰은 가슴 부위에 반달 모양 흰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됐지만 보존원이 위치추적장치 등을 달아 관리하는 개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 생물종보존원 관계자는 "현재 감시·관리 중인 반달곰 중 울산으로 이동한 개체는 없다"며 "발견된 곰의 행동 등을 보면 야생에서 생활하는 곰으로는 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곰 사육 농가를 관리하는 환경당국은 이날 울산에서 발견된 곰이 인근 농가에서 탈출한 곰으로 보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울산과 부산, 경남 진주 등 총 3곳의 농가와 동물원 등에서 11마리의 곰을 사육 중이다.
이중 울산의 곰 사육 농가에서 3~4년 생 암컷 곰 1마리가 탈출해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이날 발견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곰 사육 농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해당 농가 주인으로부터 곰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포획한 곰의 DNA를 분석해 사육 곰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제32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의 보호종이다. 종 보호를 위해 특별관리가 필요하지만 과거 '농가 소득을 높이겠다'며 곰 사육을 장려한 정부 정책의 영향 탓에 여전히 일부에서 곰 사육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사육되는 곰은 약 400여마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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