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가족까지 속이며 북한行' 울산 40대 수차례 월북시도에 결국 징역형

입력 2021-05-16 13:30:41

강원 고성군 거진항 전경.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고성군 거진항 전경.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울산에 거주 중인 40대 남성이 북한인인 척 월북을 줄기차게 시도했다 결국 징역형을 선고 받게 됐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정수영 부장판사는 A(41)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4일 오후 3시 30분쯤 강원 고성군 거진항 B호 선장에게 자신을 북한으로 데려다 달라며 접근했다. 그는 "북한에 있는 가족이 아파요. 북한으로 태워주면 사례하겠습니다"라고 선장에게 호소 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강원 속초시 동명항에서 C호 선장에게도 "북쪽으로 태워달라, 사례하겠다"고 권유했으나 거절당한 A씨는 거진항에 와서는 북한에 아픈 가족이 있다는 거짓말까지 지어내 월북 도움을 청한 것이다.

벌건 대낮에 느닷없이 북한에 데려달라는 제안을 받은 선장들은 모두 거절했다. 그런데도 월북을 포기하지 않은 A씨는 이튿날 오전 2시 쯤 속초시 동명항에서 D호 선장에게 또다시 사례를 대가로 북한까지 태워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그는 왜 월북을 결심하게 된 걸까. 울산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A씨는 사회와 직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 잦은 이직으로 지인, 가족들과 멀어지게 된 그는 2018년 북한 사회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 체제에 동조하기에 이른 것.

A씨는 북한 공산집단이 반국가단체라는 사실과 월북을 하면 대남공작과 체제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월북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선장에게 지급할 현금 135만원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마련한 A씨는 수영하게 될 경우를 대비한 구명조끼는 물론 비상식량으로 즉석밥과 생수까지 사고는 강원 동해안을 찾아 월북을 꾀했다.

월북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온 A씨는 포기하지 않고 같은 달 18일 월북 조력을 구하고자 중국 심양에 있는 북한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북한 총영사관 직원과 약 12초 동안 통화하는 등 엿새 동안 7차례에 걸쳐 그곳 직원과 대화를 시도했다.

결국 A씨는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에 같은 법상 화합·통신 등 혐의로 기소됐다.

정 판사는 "반국가단체의 지배 아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을 계속 예비한 점, 구성원과 통신하려는 시도를 반복한 점, 범행이 예비와 미수에 그친 점, 초본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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